[대구/경북]영일만에 하루 20MW 생산 지열발전소 건립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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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넥스지오 양해각서
500억 들여 2015년 완공

“펄펄 끓는 이 물은 섭씨 160도가량입니다. 지하 5km 지점에서 퍼올리죠. 뜨거운 물과 증기가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합니다. 지구가 식지 않는 이상 지열에너지는 무한합니다.” 쉴 새 없이 수증기를 뿜어내는 지열발전소를 견학하던 관광객들은 수천 m 땅속을 상상하면서 발전소 측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2015년 겨울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성곡리에 국내 처음 가동될 지열발전소 풍경을 미리 그려본 것이다.

포항 영일만 일대에는 1970년대부터 석유를 기대하며 이곳저곳 땅에 구멍을 뚫었다. 결국 석유는 나오지 않았지만 대신 뜨거운 물이 많이 발견됐다. 석유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02∼2008년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지열발전에 적합한 곳을 찾았다. 흥해읍 성곡리의 경우 지하 1.3km 지점에서 섭씨 50도, 2.3km 지점에서 섭씨 90도가량의 물이 나왔다. 5km를 들어가면 지열발전에 적합한 섭씨 160도가량의 물이 나올 것으로 분석됐다.

포항시가 최근 넥스지오와 지열발전소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된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정부 지원과 민자 유치 등 사업비 500억 원을 들여 2015년 말까지 성곡리에 1.5MW(메가와트) 규모의 지열발전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서울의 자원에너지 탐사개발 전문업체인 넥스지오사는 포스코와 서울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지식경제부의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지열발전소가 정상 가동될 경우 하루 생산하는 지열 전기는 20MW 정도로 예상된다. 이는 1만5000여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에 해당한다. 윤운상 넥스지오 대표는 “성곡리 일대 지열이 높고 안정적이어서 지열 발전에 최적지”라며 “국내 지열발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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