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유족이 하늘에 보내는 편지]故 신선준 상사에게 아버지 신국현 씨(60)가

네 친엄마와 얘기 잘 끝냈다

네가 하늘로 가고 얼마 뒤 네 누나가 예쁜 아이를 낳았다. 그런 네 첫 조카가 벌써 돌이 다 되어가는구나. 네가 간 지도 1년이 됐으니 세월이 빠르게 흐르긴 흘렀구나. 품에 안으면 더 예쁠 텐데 멀리 하늘에서만 봐야 하니 많이 아쉽겠구나. 네 생각이 간절히 날 때 두어 번 평택을 찾아가 전시된 천안함을 넋 놓고 바라봤다. 그 곳에 가면 금방이라도 너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마음만 더 미어지더라. 그래서 네 생각이 날 때 술을 찾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더라. 너와 기울이던 술잔이 내겐 그렇게 달았었거든. 먹성 좋던 네 덕분에 언제나 술자리엔 통닭이며 삼겹살이며 푸짐한 안주상도 차려졌고 말이지. 네 친엄마와는 얘기를 잘 끝냈다. 양육비 청구소송도 취하했고 합의를 잘 했어. 이젠 서로 연락하지 않기로 했다. 만나면 너도 나도 네 친엄마도 상처밖에 받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랬다. 그동안 서로 쌓였던 마음속 앙금도 다 가슴 깊숙이 묻고 가기로 했다. 그러니 이제 걱정 말아라. 걱정 말고 편히 쉬어.

(신 상사=29, 울산, 아버지, 1남 1녀 중 막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