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유족이 하늘에 보내는 편지]故 강태민 상병에게 어머니 봉순복 씨(46)가

동생 대학 갔다, 대견하지

태민아, 지난해 고3이던 네 동생이 올해 대학생이 됐다. 올해 인하대 나노시스템공학과에 입학했어. 공부만으로도 벅찬 고3때 형을 잃었으니, 네 동생은 얼마나 힘들었겠니. 그래서 더 미안하고 대견하고 그렇다. ‘태민이가 이 소식을 들으면 얼마나 기뻐했을까’ 혼자 생각하면 가슴이 더욱 아리다. 그 사건 이후 우리 가족은 바다 근처에도 안 가. 시신도 못 찾고 산화한 태민이가 저 바다 어딘가에 있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단다. 그래도 엄마한테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천안함 용사 가족들이야. 특히 가까이 사는 승원이(서승원 하사) 어머니와 자주 만난다. 별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함께 모여 서로 “아들이 보고 싶다”고 얘기하는 거지. 끼니 때마다 우리 태민이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우리 아들도 내 옆에서 먹으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 때문에. 태민이는 엄마가 해주는 찰밥을 좋아했지. 딱 한 번이라도 내 손으로 태민이 저녁상 한 번 차려주고 싶은데….

(강 상병=21, 인천, 부모, 2남 중 첫째·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