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무상급식은 늘리면서 무상우유는 줄이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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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도서벽지-100명이하 학교
예산 부족에 올들어 유상으로 혜택학생 절반 넘게 감소

“애들이 그동안 공짜로 우유를 마셨는데 이젠 돈을 내라니, 무상급식 확대 맞아요?”

전남지역 학교에서 무상급식이 확대되고 있지만 무상으로 우유를 마시던 학생 수 10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 학생들이 새 학기부터 우유값을 내게 돼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전남도와 도교육청은 무상으로 우유를 마시는 학생이 지난해 6만5000명이었으나 올해는 3만 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고 17일 밝혔다. 무상 우유 공급가격은 개당 330원이다.

전남도 등은 지난해 저소득층 차상위계층 자녀들이나 도서벽지 학교, 학생 수 100명 이하 학교에 무상으로 우유를 제공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저소득층 차상위계층 자녀들은 그대로 제공받지만 도서벽지와 학생 수 100명 이하 학교 학생들은 무상으로 우유를 먹지 못한다.

전교생이 82명인 여수시 봉산초등학교는 학부모들에게 다음 달부터 우유값을 내야 한다는 공문을 보내야 하지만 고민하고 있다. 봉산초교 관계자는 “성장기의 학생들에게 학교 급식 외에 우유가 필요하다”며 “일부 학부모가 가정형편 때문에 우유 신청을 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여수지역만 33개 학교(분교 12개교 포함)에서 무상 우유 제공이 축소되는 등 전남지역 학교 100여 곳이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추정된다.

무상 우유 제공 대상이 축소된 것은 예산 부족 때문이다. 지난해 무상 우유 공급 예산은 축산발전기금 21억7200만 원과 자치단체 예산 9억3000만 원 등 모두 31억 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28억 원으로 줄어든 데다 지난해 하반기 부족 예산 2억 원까지 메워야 한다. 결국 무상 우유 공급 예산은 지난해 33억 원에서 올해 26억 원으로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다 무상 우유 공급일수가 지난해 120∼170일에서 올해에는 250일로 늘었다. 저소득층이나 차상위계층 자녀들의 영양공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이 때문에 차상위계층 이상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과 소규모 학교 학생들이 우유를 마시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 우려된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일부 학부모가 전남도와 도교육청에 ‘학교 무상급식을 확대한다고 홍보하더니 그동안 무상이던 우유값을 받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항의 전화를 하고 있다”며 “무상 우유 제공 인원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 등에 수차례 예산 증액을 건의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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