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끊고 도주 20대 성범죄자 검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4일 0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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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끊고 잠적한 20대 성범죄자가 사흘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14일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성범죄 전과자 박모(27)씨를 검거해 법무부에 신병을 인계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3시20분 경 박 씨의 여자친구가 사는 대구 수성구 두산동 일대의 여관과 PC방, 주점 등을 탐문하던 중 박 씨를 발견, 100여m를 추격해 화장실에 숨어 있던 박 씨를 체포했다.

박 씨는 전자발찌 착용 사실을 여자친구에서 숨기기 위해 지난 11일 오후 8시35분 경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3층 대합실 내 화장실에서 가위로 전자발찌를 끊고 화장실 쓰레기통에 버리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는 전자발찌 절단 방법에 대해 경찰에서 "집에 쓰던 가위로 단번에 잘랐고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라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우레탄 재질로 된 지금의 전자발찌에 대한 교체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 씨가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진술한 전자발찌는 현재 신호가 끊긴 상태고, 아직 수거하지 못했다고 법무부 측은 밝혔다.

박 씨는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여성을 모텔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3년형을 산 뒤 지난 8월5일 출소하고, 같은 달 13일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았다.

경찰로부터 박 씨의 신병을 인계받은 법무부 부산보호관찰소는 전자발찌를 끊은 이유와 정확한 도주 경로 등을 조사한 뒤 금속재질로 된 새로운 전자발찌를 채울 계획이다.

법무부는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최근 금속재질을 넣은 제품을 개발, 1.2차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빠르면 이달말부터 전자발찌를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한편 박 씨가 전자발찌를 끊은 뒤 이 사실이 법무부에서 경찰에 통보되는 데까지 8분이 소요됐고, 법무부 보호관찰관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는 30여분이 걸린 것으로 드러나 전자발찌 착용자 관리에 큰 허점이 드러났다.

부산경찰청은 박 씨가 도주한 지난 11일 법무부로부터 112신고센터에 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오후 8시44분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박 씨의 전자발찌가 파손돼 법무부 관제센터에 경보음이 울린 오후 8시36분보다 8분 늦은 시간이다.

법무부는 "경보음이 울린 즉시 경찰에 통보했다"고 해명했지만, 경찰의 112신고센터 기록과는 차이가 있다.

법무부 부산보호관찰소 보호관찰관들도 사건 발생 34분이 지난 오후 9시10분 경에야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져 부실한 초동대처에 대한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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