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6·2 선거 격전현장/경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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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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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랑’ 경쟁… 前차관-現시장 2강구도


“후보가 많아 좋은 점도 있다고 봅니다. 그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으니까요.” 경북 경주시 용강공단에서 일하는 한 30대 회사원은 경주시장 후보로 나선 8명을 ‘난립’보다는 ‘다양성’으로 보았다. 그는 “고도(古都) 경주의 미래를 제대로 설계하기 위해서는 여러 후보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주시장 선거에는 후보 8명이 각자 당선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표밭갈이를 하고 있다. 1995년 민선 1기에 4명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후보 2명이 나섰지만 이번에는 역대 최다 후보가 뛰고 있다. 정당 공천 후보가 4명, 무소속 후보가 4명이다.

현재 한나라당 최양식 후보와 무소속 백상승 후보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다른 후보들이 추격하는 판세다. 한나라당 강세 지역에서 공천을 받은 최 후보는 중앙과 지방을 아우르는 큰 인물론으로, 8년 동안 경주시장으로 일했던 백 후보는 시정 경험을 강점으로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 후보가 꾸준히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대로 득표할지가 관심거리다.

최 후보는 “지역발전은 누구나 말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특히 경주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발전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재임 동안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을 유치하는 등 성과를 거둔 백 후보는 “굵직한 국책사업이 한창 궤도에 오르고 있는 시점”이라며 “경주의 미래를 반듯하게 설계하기 위해서 꼭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 부시장 출신인 김경술 후보와 황진홍 후보, 경주시 행정지원국장 출신인 김백기 후보는 인지도를 기반으로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정수성 의원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김태하 후보는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또 민주노동당 이광춘 후보와 국민참여당 최병두 후보는 지방권력 교체를 주장하며 뛰고 있다. 무소속을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뚜렷한 구심점이 없는 상태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대구교육감 선거 “고발” “흑색선전” 난타전▼

9명이 출마한 대구시교육감 선거에서 후보들끼리 극단적인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모범적인 선거는커녕 유권자의 무관심만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선응, 박노열, 도기호, 김용락, 정만진, 유영웅, 신평, 윤종건 후보 등 8명은 25일 “만약 우동기 후보가 당선된다면 대구 교육계의 앞날이 지극히 어둡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24일 우 후보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하고 총장 재임 때는 거액을 유용했다며 대구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교육감 후보들이 특정 후보를 겨냥해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후보들은 고발장에서 우 후보가 영남대 총장 재직 때 영수증 처리를 마음대로 해 4억8000만 원가량을 유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달 초에는 대구의 한 성당에서 신자들에게 자신의 지지를 부탁하는 말을 했는데도 대구시선관위가 경고 조치한 것은 법 적용을 잘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 후보는 출마 선언 때 대구지역 원로라는 사람들의 이름을 마음대로 사용해 선관위 경고를 받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갖 추태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우 후보 측은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 후보는 “총장 재직 때 모든 예산은 정상적으로 지출했으며 문제의 성당에서도 선거와 관련된 발언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터무니없는 패륜 행위를 하고 있는 후보들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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