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퇴계 15세손, 퇴계 연구로 박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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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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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학십도’ 논문으로 영남대서 학위 받는 이동건씨
“퇴계의 자기혁신 방법론은 기업 혁신과 일맥상통”

“일본에서 퇴계 사상을 경영학에 응용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작 퇴계 후손들이 선생의 사상을 잘 모른다는 게 부끄러웠고요.”

22일 영남대 학위수여식에서 ‘조선시대 성학십도 이해에 관한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는 이동건 씨(61·사진)는 9일 “퇴계 이황 선생을 통해 유학의 현대적 가치를 찾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 씨는 퇴계의 15세손으로 현재 국제퇴계학회 대구경북지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성학십도(聖學十圖)’란 퇴계가 왕으로서 새겨야 할 도리를 10개 그림에 담아 당시 선조 임금에게 강의한 책이다.

영남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중학교 교사를 잠시 한 뒤 30여 년 동안 건설업을 하고 있는 그는 2000년 이 대학 대학원 한국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해 신라시대 건축에 관한 연구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2004년 박사과정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그의 관심은 건축에 있었다.

“퇴계는 직접 설계한 집을 12채나 지었을 정도로 건축에 남다른 관심이 있었어요. 건축가로서 퇴계는 어떤 모습일까를 구상하던 중 일본에서 퇴계 사상에 관한 연구가 부쩍 활발해져 연구 내용을 ‘성학십도’로 바꾸게 되었죠.” 이 씨는 ‘성학십도’의 핵심을 ‘자기혁신 방법론’으로 규정했다. 깊이 생각하면서 바르게 실천하는 도리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지금 기업경영에서 강조하는 혁신(이노베이션)과 ‘성학십도’의 자기혁신의 실천적 방법론은 일맥상통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씨는 퇴계가 상징하는 유학과 선비정신이 우리 사회를 좀 더 반듯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는 “청렴하면서도 직분에 충실하고, 부모에게 정성을 다하는 마음가짐은 결코 빛바랜 도덕이 아니다”며 “퇴계의 학문이 우리 삶의 품격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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