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우리 대학 스타/을지대병원 ‘아토피 박사’ 구대원 교수

  • Array
  • 입력 2010년 1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환자는 가족, 6만명과 情나눠”

지난해 12월 28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을지대병원 2층 피부과에 40대 중반의 여성이 찾아왔다. 간호사가 “진료 때문에 오셨으면 접수해야 한다”고 말하자 이 여성은 “구 선생님만 만나면 된다”고 떼를 썼다. 충남 서천이 고향인 이 여성은 을지대병원 피부과 구대원 교수(50·사진)를 만나자 상자 속 물건을 꺼냈다. 꾸덕꾸덕한 생선 박대였다. 이 여성은 “4년 동안 고생해 온 피부병이 호전돼 우울증까지 나았다. 무척 감사하다”며 연방 고개를 숙였다.

구 교수는 ‘아토피 피부 박사’로 통한다. 병원이 대전 중구 목동에서 서구 둔산동으로 이전해오기 직전인 2003년부터 지금까지 7년여 동안 피부과와 대학 내 피부학교실을 지켜왔다.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피부과학 석·박사 학위 취득, 한림대 의대 피부과학 교수 및 병원 과장,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연수 등의 경력이 있는 그는 1987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인터페론을 이용한 피부암 치료 팀에 참여하기도 했다.

장기환자들 치료위해
개업포기… 7년째 근무
명절땐 작은선물 쇄도

피부 알레르기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그가 개업하지 않고 대학병원을 7년째 고수하고 있는 것은 병원에서 인연을 맺은 장기 환자들 때문이다. 구 교수가 지금까지 대학병원에서 만난 환자는 6만여 명(누적치).

“피부병 환자는 대부분 장기 치료를 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신적 스트레스로 고통을 겪는 일도 흔합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오랜 질환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첨단 의료기기와 약품으로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분 처지에서 고민하는 것도 의사의 도리”라고 말했다. 을지대 서울병원과 을지대 대전병원에 소속된 6명의 교수와 전공의 4명 중 최선임인 그는 후배들에게도 은근히 이 같은 철학을 ‘주입’한다.

둔산동 병원을 개원할 때 을지대 피부과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혈관레이저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성능을 인정받는 색소치료용 레이저 등을 과감하게 도입한 것. 그 덕분에 1, 2차 진료기관을 거쳐 온 장기 환자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었다. 매년 명절이나 연말연시가 되면 구 교수 연구실에 버섯, 생선, 김, 과일 등의 선물이 답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전 충청피부과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구 교수는 “충청권의 경우 의사들 간 교류가 거의 없는 편”이라며 “다양한 학술교류를 통해 지역 환자들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