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큰 짐 덜어 아들도 편히 쉴것” 희생 경찰 아버지 김권찬씨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31일 03시 00분


“저 흉물스러운 건물을 안 봐도 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참 기쁜 소식입니다.”

용산 참사 당시 숨진 김남훈 경사의 아버지 김권찬 씨(55·사진)는 30일 협상 타결 후 가진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마음의 큰 짐을 덜어냈다”며 “남훈이도 하늘에서 마음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아직도 아들을 잃은 아픔과 슬픔이 그치질 않는다”며 “마음을 달래려고 방에 아들의 경찰복을 걸어놓고 매만진다”고 밝혔다. 김 씨 부인은 아들을 잃은 후 몸과 마음이 쇠약해져 최근 우울증까지 생겼다.

자식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김 씨는 “가슴이 아픈 것은 용산 참사 유족들이나 저나 마찬가지”라며 “1년 가까이 장례식도 못 치르고 미뤄왔는데 유족들이 얼마나 힘들겠나. 아들을 딴 세상으로 보낸 사람으로서 그 심정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또 그는 “언젠가 아내랑 병원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사고 현장 앞에 차를 세워 놓고 말없이 건물을 바라본 적도 있다. 들어가서 유족들 손이라도 한 번 잡아보고 싶었다”며 “1월 중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이 세상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야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고 싸우지만 남훈이와 용산 참사 희생자들은 여기보다 더 좋은 곳에서 만나 벌써 서로를 용서했을 것”이라며 “고인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 나도 장례식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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