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9호선 타고 ‘그림같은’ 강변의 추억에 젖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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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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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와 함께 떠나는 지하철 여행지

겨울이 오기 전 영화 속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가을 화보 속 모델처럼 사진을 찍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서울 지하철 9호선에 몸을 실어보자. 9호선은 한강을 따라 서울을 가로지르기 때문에 그만큼 사진 찍기 좋은 생태 공간도 많다. 손바닥만 한 디지털카메라든, 전문가 수준의 디지털렌즈교환식(DSLR)이든 카메라 기종은 상관없다. 열차가 가는 길을 따라 서울 도심 속으로 사진 여행을 떠나보자.

○ 구반포역…‘반포한강공원’

구반포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반포한강공원에는 ‘서래섬’이 있다. 1982∼1986년 올림픽대로 건설 및 한강종합개발을 하면서 조성한 인공 섬으로 3개의 다리가 연결돼 있다. 봄에는 유채꽃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메밀, 겨울에는 청보리가 작은 섬을 가득 메운다.

최근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분수 ‘달빛무지개 분수’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밤이면 마치 무지개처럼 한강으로 떨어지는 분수는 야경과 함께 사진 찍기에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동작대교 방향은 한강 해넘이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라 하니 일몰까지 카메라에 가득 담아보자.

○ 노들역…‘노들섬’

노들역 3번 출구에서 한강대교 방향으로 15분을 걷다 보면 노들섬이 나온다. 한강이 품고 있는 여러 섬 가운데 하나인 노들섬은 한강대교 남단에 있다. 1917년 한강대교 건설 당시 모래언덕에 둑을 쌓으면서 중지도(中之島)라는 이름이 붙었다가 1995년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노들의 의미는 ‘백로가 노닐던 징검돌’이라는 뜻으로, 지금의 노량진 주변을 이야기한다.

노들섬은 오랜 시간 자연 상태로 유지돼 온 점이 특징이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이곳도 2013년이면 한강예술섬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설 계획이어서 그 전에 옛 모습 그대로 시간이 멈춰 있는 노들섬을 사진으로 기록해 놓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다만 찾아가는 길이 바닥도 거칠고 계단도 많은 편이라 편안한 복장으로 가는 게 좋다. 편의시설도 부족하기 때문에 간단한 간식거리를 챙겨 가는 게 좋다.

○ 샛강역…‘여의도생태공원’

여의도생태공원은 서울 도심 속 생태박물관을 연상시킨다. 샛강역 4번 출구에서 여의교 방향으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이곳에 가면 곳곳에 흐르는 개천들 사이로 희귀 동식물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다. 천연기념물 제323호인 황조롱이를 비롯해 흰뺨검둥오리와 왜가리, 제비꽃, 버들치, 말즘 등도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 이곳이 여의도 직장인들 사이에서 ‘여의도의 숨구멍’이란 애칭으로 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바닥이 흙이라 비 오는 날은 피하는 것이 좋다. 진입이 어렵고 지대가 낮아 침수 위험도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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