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료 수입 짭짤하네

  • 입력 2009년 10월 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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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수시 지원자 6.6% 증가… 주요 대학 수십억씩 벌어

서울시내 고교 3학년생인 A 군(18)은 올해 수시모집에서만 총 80만 원을 썼다. 서울대 5만5000원, 연세대 7만 원, 고려대 11만 원 등 10개 전형에 원서를 냈기 때문이다. 이는 순수한 전형료이고 자료 준비까지 합치면 100만 원 넘게 들었다.

2010학년도 대학 수시모집에서 지원자가 크게 늘면서 주요 사립대들이 막대한 전형료 수입 특수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1학기 수시모집이 폐지돼 2학기에만 수시가 실시되기 때문이다. 올해 수시모집 지원자는 총 67만7829명으로 지난해보다 8만8990명(6.6%) 늘었다.

동아일보가 지난달 수시모집이 끝난 대학들의 지원 인원과 전형료를 통해 각 대학의 입시 전형료 수입을 5일 추정한 결과 고려대 47억 원, 성균관대 46억 원, 중앙대 44억 원, 한양대 39억 원, 연세대가 28억 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계산됐다. 이는 지원자 수와 전형료를 곱해 추정한 수치다. 1단계 전형에서 떨어진 수험생에게는 대학들이 일부를 돌려주기 때문에 최종 수입은 이보다 약간 적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일 김영일교육컨설팅 대표는 “이번 수시모집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웬만하면 수시에 지원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김모 씨(47)는 “입시 전형료가 비싸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불안한 심리 때문에 아이에게 여덟 곳에 원서를 내도록 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실에 제출한 ‘대입 전형료 집계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162개 대학이 대입 전형료로 얻은 수입은 2006년 866억 원, 2007년 992억 원, 2008년 1018억 원으로 매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시모집에다 정시까지 더하면 각 대학의 전형료 수입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전형료의 사용처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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