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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2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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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 청소면 성연리의 한 마을에서 원인 모를 이유로 잇따라 숨진 주민 3명의 위에서 독성물질인 청산염이 검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충남 보령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지난달 30일 숨진 채 발견된 강모 씨(80) 등 3명의 시신을 부검 의뢰한 결과 이들의 위에서 청산염이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의 독극물 반응 테스트 결과 청산염이 발견돼 정밀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아직까지 타살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불특정 다수를 노린 범행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사인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산염은 소량만 섭취해도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이다.
경찰은 강 씨 등의 시신에서 청산염이 나온 경위를 밝히기 위해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이들이 숨지기 전의 행적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또 숨진 3명이 지난달 29일 다른 마을 주민들과 단체관광을 다녀오면서 설렁탕을 먹은 것으로 나타나 이들이 함께 먹었던 설렁탕의 성분 분석을 의뢰하고 마을 주민들에 대해서도 정밀 검사를 벌일 계획이다.
강 씨와 이 마을 주민 50여 명은 지난달 29일 충남 태안 안면도꽃박람회에 단체관광을 다녀온 뒤 마을 입구의 한 정육점 식당에서 설렁탕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귀가했다.
강 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반경 자신의 집 안방에서 부인 권모 씨(79)와 함께 숨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 이모 씨(64)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앞서 전날 오후 11시경에는 같은 마을 주민 정모 씨(72·여)가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다 갑자기 쓰러져 남편이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보령=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