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산방산, 5년전 화마의 상처 말끔히

  • 입력 2009년 4월 8일 02시 58분


5년 전 산불이 발생한 제주 산방산 서남쪽에 소나무, 억새 등이 무성하게 자라 생태계가 온전히 회복됐다. 제주=임재영 기자
5년 전 산불이 발생한 제주 산방산 서남쪽에 소나무, 억새 등이 무성하게 자라 생태계가 온전히 회복됐다. 제주=임재영 기자
새로 심은 소나무 등 무성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위치한 종(鐘) 모양의 산방산. 5일 산방산 중턱 동굴에 만들어진 암자로 오르는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언제 산불이 발생했는지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5년 전인 2004년 2월 사찰의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발생한 불티가 옮아붙으면서 산방산은 화염에 휩싸였다. 산불은 정상으로 번져 20∼40년생 소나무와 구실잣밤나무 등 400여 그루가 탔다. 산림청 헬기 등이 동원된 진화작업으로 불길이 잡혔지만 산불 장소 암벽 주위의 희귀식물이 모두 사라졌다.

하지만 당시 발화 장소 주변에는 이제 억새, 가시나무 등이 무성히 자라 있었다. 당시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심은 30∼40cm 높이의 소나무는 100∼150cm로 자랐다.

정상 부근 생태계가 궁금해 산방산 북쪽에서 정상으로 올랐다. 산불 이후 일반인 출입이 금지돼 안덕면사무소의 도움을 얻었다. 깎아지른 듯한 등산로를 따라 ‘쉬다 걷다’를 반복하다 50여 분 만에 정상에 도달했다. 후박나무, 생달나무, 구실잣밤나무, 참식나무로 어우러진 울창한 숲이 하늘을 가렸다. 산불이 비켜간 탓인지 생태계가 온전히 보전됐다.

산방산관광지관리사무소 김봉수 씨(51)는 “산불 이후 소각장이 따로 마련되고 산화경방요원도 배치됐다”며 “지금은 과거의 상처가 말끔히 나았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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