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시중 예식장 절반 값에 ‘웨딩 OK’

  • 입력 2009년 3월 25일 02시 57분


구민회관 웨딩홀 리모델링 통해 깔끔한 서비스

대관료 6만∼9만원… 드레스-폐백 등 패키지도

딱딱한 이미지 옛말… “직접보면 생각 달라져요”

아무리 불황이라도 결혼을 미룰 수만은 없는 일이다.

3∼5월 결혼시즌을 맞아 예식장을 알아보는 예비부부들이 많다. 주머니 사정 때문에 저렴한 결혼식을 계획하는 이들이라면 ‘공공기관 결혼식’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잘 찾아보면 서울시내 구청이나 구 시설관리공단에서 대여하거나 운영하는 저렴한 예식장들이 적지 않다.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곳에서 결혼식 분위기가 날까’라며 걱정했던 이들도 막상 둘러보면 기존 예식장 못지않은 시설과 저렴한 가격에 놀라게 된다.

○ 일반 예식장 못지않은 서비스

중구구민회관은 예식장을 따로 갖추고 결혼하는 커플들에게 대관하고 있다. 구민회관이라고 칙칙한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리모델링을 마쳐 깔끔하게 단장한 예식장 내부엔 흰 단상과 그랜드 피아노가 들어서 있고 신부대기실과 폐백실도 일반 예식장만큼 잘 갖춰져 있다. 사진이나 드레스는 따로 준비해야 하지만 결혼식을 위한 모든 시설이 갖춰진 웨딩홀을 대관하는 비용은 9만 원에 불과하다.

중랑구민회관 웨딩홀은 구 시설관리공단에서 아예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웨딩홀로 공공기관 예식장 중에서도 가장 잘 운영되는 곳으로 이름나 있다. 이곳은 200석 규모의 예식장, 사진촬영,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메이크업, 폐백실 등 결혼식과 관련된 전반적인 부분을 65만 원에 패키지로 제공한다. 이는 시중 결혼 비용의 50% 정도다.

삼각산 문화예술회관(옛 강북구민회관)은 250개 좌석에 신부대기실과 폐백실까지 갖춘 예식전용홀 ‘행복실’을 결혼식 공간으로 운영한다. 이곳은 처음부터 예식장으로 설계돼 소품 하나하나까지 잘 갖추어져 있다는 평을 듣는다.

양천구문화회관도 결혼식을 올리는 이들에게 강당을 웨딩홀로 세팅해 6만2500원에 대관하고 있다.

이 밖에 도봉구민회관과 동대문구민회관도 결혼식을 위한 공간을 갖추고 운영 중이다.

이 같은 공공기관 예식장의 또 하나의 매력은 편리한 교통과 널찍한 주차장이다. 구민회관이나 문화예술회관은 대부분 주민들이 찾기 쉬운 지하철역 인근에 자리 잡고 있으며 공공시설답게 넉넉한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 “공공기관 선입견 버리세요”

이렇게 저렴한 가격과 양질의 서비스에도 아직까지 이들 예식장 호응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대부분의 공공기관 예식장들은 결혼시즌을 앞두고도 현재 예약이 별로 안 들어온다고 울상이다. 홍보 부족도 있지만 아무래도 공공기관이라는 ‘딱딱한’ 이미지와 품위가 없을 것 같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아이니웨딩의 웨딩플래너 김현영 실장은 “불경기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결혼식장을 고를 때 대외적인 이미지와 분위기를 따지는 편이기 때문에 구민회관 등 공공기관에서의 결혼식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양천구문화회관 측은 “일단 한번 둘러보면 구민회관 결혼식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을 것”이라며 “정말 시설만큼은 일반 예식장 못지않으니 예비부부들이 많이 찾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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