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그네타는 여인-십장생 새긴 옷 원더풀!

  • 입력 2009년 1월 16일 06시 14분


전통문양 원단제조업계 수출첨병으로

뉴욕-프랑크푸르트 등 해외展 겨냥 마케팅 활발

현지인 기호 맞춰 큰 호응… 市 컨소시엄 지원도

“다음 달 초 미국에서 열리는 전시회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전통문양이 새겨진 원단으로 현지 바이어들을 사로잡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며칠째 밤잠을 설치고 있어요.”

15일 대구 달서구 성서2차산업단지 내 ㈜유림물산 제품 개발실.

이 회사 이진주(56·여) 사장이 직원들과 함께 2월 3일부터 3일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원단전시회 ‘텍스월드유에스에이’에 선보일 제품을 살펴보며 이같이 말했다.

회사 측은 이번 전시회에 ‘별’과 ‘하늘’ 형상 등 우주관을 담은 전통문양을 넣은 남성 셔츠용 원단과 여성 재킷용 원단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어패럴 원단 및 부자재 전문 전시회인 이 행사에는 16개국 194개 업체가 참가하는데, 지역에서는 11개 업체가 800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목표로 마케팅에 나선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한국의 첫 우주인인 이소연 씨를 테마로 잡아 우화나 민화에 등장하는 우주와 하늘을 디자인한 원단을 만들어 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 사장은 “시즌마다 200개 정도 출품하는 전통문양 디자인 가운데 절반이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며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체 디자인연구소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전통문양을 활용한 원단 제조업체들이 지역 섬유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들 업체는 모란과 까치, 신윤복 풍속화의 그네 타는 여인, 호랑이, 십장생 등 전통의 멋이 물씬 풍기는 문양을 새긴 의류와 인테리어 원단 등을 생산해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성 브라우스용 원단 등을 만드는 경북 영천시 신한화섬㈜은 세계 최대 규모의 원사 공급업체인 렌징사가 주최하는 렌징 소재 경진대회에서 2006년부터 2년 연속 대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인테리어 직물 분야에도 진출한 이 업체는 14일부터 17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2009 하임텍스틸’에 참가해 꽃과 새, 나비 등 전통문양을 활용한 실내장식용 직물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 업체 디자인담당 이재우 부장은 “사전에 미리 파악한 현지 바이어들의 기호에 맞춘 전통문양을 원단 디자인에 적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해외 전시회 참가가 제품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2004년부터 ‘전통문양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디자인 개발’ 사업을 위해 참가를 원하는 지역 섬유업체들을 선정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도록 했다.

현재 지역에서는 20개 컨소시엄에 48개 원단 제조업체가 참가해 전통문양을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전통문양을 활용해 지난해 200억 원어치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300억 원어치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 김종한 섬유패션과장은 “지역 섬유업체들이 대부분 생산기술은 뛰어나지만 디자인과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감안해 전통문양을 테마로 다품종 소량생산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도록 해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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