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남대 기숙사 부속상가 술판매 논란

  • 입력 2008년 11월 17일 06시 37분


총학생회 “학습-수면 분위기 방해해 반대”

상가 1층에 호프집 등 영업시작하자 반발

전남대 기숙사인 ‘예향학사’ 부속 상가에서 술을 팔자 학생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애초 이 학교 총학생회는 학습 및 수면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며 술 판매를 반대했지만 지난달 상가 1층에 호프집 ‘B&펍’과 치킨집 등이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자 총학생회는 학생회관 앞에 술 판매를 허용한 대학당국을 비난하는 플래카드를 걸었고 총학생회와 예향학사 웹사이트에도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학생은 “야시장도 아니고… 이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그 사람들이 펍에서 술을 마시고 나와서 떠든 것이라면…”이라고 술 판매 금지를 호소했다.

또 다른 학생은 “물폭탄이라도 던지고 싶은 심정”이라며 “오전 3시까지 잠도 못 자고…기숙사가 아니라 어디 유원지 콘도에 온 기분”이라고 불평했다.

다른 학생은 “우리가 술집을 이용하지 않으면 장사가 안 돼 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특히 19세 미만 학생에게 술을 팔면 바로 고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물론 찬성하는 의견도 올라 있다.

실명을 밝힌 한 학생은 “다른 대학에는 호프집이 다 있는데 왜 못 들어오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총학생회 측에 타당한 이유를 댈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학생의 지적처럼 서울대를 비롯해 KAIST 경희대 포스텍 등의 대학이 구내에서 술을 팔고 있다.

전남대도 당초 민간자본유치사업(BTL) 방식으로 3000명 규모의 이 기숙사를 지으면서 수익 보장 차원에서 주류 판매를 허용했다. 그러다 학생들이 반발하자 뒤늦게 판매를 금지했다.

그러나 호프집(55평 규모) 업주는 “술을 못 팔게 하면 시행사를 상대로 수억 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는 태도다.

생활관 김채현(43) 팀장은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이를 미리 헤아리지 못한 것이 실책”이라며 “금명간 합리적인 조정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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