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침수 신음하는 반구대 암각화…울산시-문화재청 대책 평행선

  • 입력 2008년 10월 31일 06시 47분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보존 방안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울산시는 “문화재청이 요구한 반구대 암각화 하류의 사연댐 수위를 현재 60m에서 52m로 낮추는 방안에 대해 국토해양부 등에 문의한 결과 ‘수위를 낮춰도 암각화 보존 효과가 별로 높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울산시는 수위를 52m로 낮추면 사연댐의 용수공급 능력이 현재 하루 18만1000m³에서 15만1000m³로 3만1000m³ 감소하고, 2020년까지 15만1000m³의 용수가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에 사연댐 수위를 낮추면 용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이와 함께 컴퓨터 분석 결과 댐 수위를 52m로 낮춰도 암각화는 연평균 55일간 침수되는 것으로 나타나 암각화 보존 효과가 별로 없으며, 댐 수위를 낮추면 수질 악화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시는 대안으로 8월 문화재청에 건의했던 ‘터널형 수로식 유로변경안’을 다시 제안했다.

이 안은 암각화 위와 아래 각각 200여m 지점에 높이 22m, 길이 170m의 둑을 쌓아 암각화로 흘러드는 물길을 막은 뒤 옆의 야산에 원형 수로 터널(길이 200m, 지름 10m) 2개를 내 물을 우회시키는 안이다. 사업비는 515억 원.

그러나 문화재청은 자연환경 훼손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동국대 조사단이 발견(1971년)하기 6년 전인 1965년 식수와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건설된 사연댐 때문에 1년에 7∼8개월 이상 물에 잠겨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어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그동안 보존 방안에 대해 협의해 왔다.

한편 서울대 석조문화재보존과학연구소(연구책임자 김수진 교수)는 2003년 7월 반구대 암각화 보존방안으로 △사연댐 수위 조절 △야산 절개를 통한 수로 변경 △암각화 앞 차수벽 설치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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