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환자 3000명 진료…수술도 40여 건 실시”

  • 입력 2008년 5월 30일 07시 24분


“구원이 절실한 곳에 손길을 미칠 수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참상 그 자체였지요. 고통 받는 그들에겐 삶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최근 예기치 못한 자연재앙으로 수십만 명이 숨진 미얀마와 중국에 급파됐던 국제구호 민간의료봉사단체인 그린닥터스가 20여 일간의 긴박했던 일정을 마치고 28일 공식 해단했다.

▶본보 5월 22일자 A4면·12일자 2면 참조

▶ “한밤 거센 물살에 눈앞서 두 딸 잃어”

▶ “응급수술만 받고 치료 못받았는데 한국인 의사들 오시니 안심됩니다”

▶ “의사마저 출입 통제…이재민 완전고립”

해단식에 앞서 27일 오후 7시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메디컬센터 지하 아트홀에서는 그린닥터스 회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 국가에 파견됐던 의료단의 뒷얘기를 듣는 ‘활동보고회’ 자리가 마련됐다.

그린닥터스 박희두 이사장은 해외의료봉사단원 20여 명의 손을 일일이 붙잡고 노고를 격려했고, 이들 전원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19∼26일 중국 쓰촨(四川) 성 일대에서 봉사활동을 펼친 박종호 중국의료단장은 “지진 피해가 극심한 베이촨(北川) 현 인근에서 800여 명의 환자를 진료했고 청두(成都) 부근 광한병원에서 한중 협진을 통해 조직괴사로 패혈증 직전까지 간 3명의 환자를 수술했다”고 밝혔다.

그는 “초대형 재난을 당한 중국 당국의 대처가 놀라울 정도로 기민했다”면서 “우리도 잦은 자연재해에 시달리는 일본이나 중국의 국가 재난대처 프로그램을 입수해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원인 송광렬 부산센텀병원 일반외과 과장은 현지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참혹상을 소개하고 중국인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그는 “하루하루의 삶이 고단한 난민캠프에서도 어린이들이 책을 보고 있는 모습에서 ‘이것이 바로 중국의 희망이고 저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뭉클했다”고 회상했다.

그린닥터스는 두 국가에서 20여 일간의 의료봉사활동을 하며 3000여 명의 환자를 돌보고 수술도 40여 건 실시했다. 전염병 예방을 위해 항생제, 소염제, 수술약품 등 3억 원어치의 의약품도 전달했다.

2004년 부산YMCA 산하 민간의료봉사단체로 결성된 그린닥터스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거주하는 교민의사들이 참여하는 해외지부도 운영하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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