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마약 한국 찍고 일본으로…22만명 투여분 야쿠자에 밀매

  • 입력 2007년 10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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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별관 청사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한중일 3국을 경유한 마약 밀수·판매조직으로부터 압수한 2.3kg(약 75억 원 상당)의 히로뽕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별관 청사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한중일 3국을 경유한 마약 밀수·판매조직으로부터 압수한 2.3kg(약 75억 원 상당)의 히로뽕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김해수)는 중국에서 히로뽕을 대량 제조해 한국으로 밀수한 뒤 일본 ‘야쿠자’ 등에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로 김모(71) 씨와 대만인 황모(48) 씨 등 6명을 구속하고 5명을 지명수배했다고 17일 밝혔다.

김 씨 등은 지난해 10월∼올해 6월 7차례에 걸쳐 히로뽕을 인천항을 통해 국내에 들여와 일본 야쿠자와 국내 가정주부 등에게 판매한 혐의다. 이들이 밀수한 히로뽕 약 6.7kg은 22만4000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며 소매시가 기준으로 224억 원(검찰 추산)에 이른다.

또 검찰은 김 씨가 제조한 히로뽕 상당량을 일본 내 폭력 조직인 야마구치(山口)파의 두목급 간부 A 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야마구치파는 조직원 3만7000여 명을 거느린 일본 최대의 야쿠자 조직이다.

검찰은 A 씨가 나고야(名古屋) 시 일대에서 활동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일본 수사 당국과 협조해 A 씨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마약제조 및 밀수전과 7범으로 22년 동안 감옥에서 생활한 김 씨는 A 씨와 인척 관계인 한 조직원의 도움으로 일본 폭력 조직에 마약을 판매하게 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씨 등은 당초 중국에서 일본으로 마약을 직수출하다가 지난해 10월 일본 오사카 공항의 검색이 강화되면서 한국을 우회하게 됐다”며 “‘마약 청정국’인 한국을 경유하는 수화물의 검색이 허술한 점을 악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씨 등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올해 6월 중순 히로뽕 2.24kg을 비닐에 나눠 포장한 뒤 ‘즉석밥’ 제품 23개 안에 넣고 밥으로 다시 덮었으며 히로뽕을 나프탈렌처럼 가공하기도 했다. 비교적 검색이 엄격한 항공편 대신 배편을 이용했으며 조선족 등 일명 ‘보따리상’에게 히로뽕을 운반하도록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히로뽕을 구입해 투약한 유흥업소 접대부 2명과 이들에게서 히로뽕을 여러 차례 제공받아 투약한 가수 이모(33) 씨를 최근 구속 기소하는 등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히로뽕 4.27kg, 대마 8.13kg을 압수했다. 이는 지난해 압수물(히로뽕 3.15kg, 대마 5.8kg)을 초과한 것이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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