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테마기행/수도권 템플스테이

  • 입력 2006년 5월 19일 0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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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르륵 똑똑똑….”

서울의 중심인 삼각산 자락의 종로구 숭인동 묘각사. 오전 3시 20분, 청아한 목탁소리가 어둠을 가르며 산사의 하루가 시작된다.

커다란 범종의 깊은 울림이 가슴을 씻어 주면 새벽 예불과 108배가 이어진다. 흐트러짐 없는 몸가짐으로 108번의 절을 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108배는 절이 아니라 마음을 씻는 과정이라 한다.

오전 5시, 새벽 참선과 요가 차례다. 죽비를 세 번 치면 허리를 곧추세우고 가부좌를 튼다. 스님은 졸거나 자세가 흐트러진 사람의 어깨를 죽비로 내리친다. 1박 2일 동안 사찰문화를 체험하는 템플스테이다. 템플스테이는 자연 속에서 수행자의 일상을 체험하며 마음의 휴식을 찾는 시간이다. 바쁜 도시인을 위해 서울과 수도권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도심 속 사찰 체험=묘각사 외에도 길상사, 봉은사, 조계사 등이 서울에서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는 사찰이다.

성북구 성북2동 길상사는 김수환 추기경이 방문해 천주교와 불교의 교감이 이뤄졌던 곳. 하루 8시간 넘게 ‘참선’을 하는 선(禪) 수련을 경험할 수 있다.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는 무역센터와 테헤란 벤처 밸리 등에 둘러싸인 섬 같은 사찰이다. 하루 세 시간이면 참선, 다도, 발우공양 등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경복궁과 인사동을 잇는 곳에 위치한 조계사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만큼 영어와 일어로 일일 템플스테이를 진행한다.

▽도심에서 벗어난 산사로의 초대=도시생활에 지친 이들은 서울과 멀지 않은 거리의 산사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여유식(슬로푸드) 시범마을’로 지정된 경기 평택시 수도사에서는 파, 마늘도 넣지 않고 자연의 향취를 살린 나물, 냉국 등 전통사찰음식을 먹고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신라 원효대사가 지은 경기 여주군 신륵사는 남한강변에 위치한 사찰이다. 명성황후 생가나 목아불교박물관 등 유적을 탐방하며 우리 문화에 대한 폭을 넓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인천 북한산이 내다보이는 경기 고양시 흥국사와 실천불교의 요람 경기 파주시 보광사는 우거진 숲과 계곡의 맑은 물소리 속에서 하룻밤 묵으며 평온을 찾을 수 있다.

인천 강화국제연등선원은 아시아는 물론 스위스, 체코, 러시아 등에서 온 외국 스님들이 수행하는 선원이다. 이들과 함께 참선을 하는 색다른 경험도 해볼 만하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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