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辛씨 구속 되던 날]부르튼 입술로 “난 몰랐다” 부인

입력 2005-11-16 03:03수정 2009-09-3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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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원, 신건 전 국가정보원장은 15일 밤 구속 수감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후 11시 25분부터 5분 간격으로 청사에서 나온 임, 신 전 원장은 장시간에 걸쳐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느라 몹시 지친 듯 다소 초췌한 모습이었다.

특히 신 전 원장은 9, 10일 2차례에 걸친 검찰 수사와 변론 준비 등으로 탈진한 듯 입술 한쪽이 부르튼 상태였다.

몰려든 취재진에 떼밀리다시피 청사를 나선 이들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할 힘도 없는 듯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포토라인에 잠시 멈춰 선 임 전 원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내가 재직 시절 도청 행위를 적발하지 못하고 적절한 시정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신 전 원장은 단호하게 “불법 감청을 지시한 적도 없고 결과물을 보고받은 적도 없다”며 “따라서 불법 감청을 묵인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들에게 이끌려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2대의 승용차에 나눠 탄 임, 신 전 원장은 좌석 등받이에 머리를 기댄 채 멍한 눈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두 전직 원장은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의 신문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혐의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법원은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 법정 주위에 경위 4, 5명을 배치해 외부인의 접근을 막았으며 재판장은 마이크를 끄고 심사를 진행하는 등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보안 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한편 천정배(千正培) 법무부 장관은 애초엔 이들의 불구속을 염두에 뒀지만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어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검찰의 보고에 마음을 돌렸다고 한다.

검찰에선 “동국대 강정구(姜禎求·사회학) 교수 사건 때 천 장관의 논거가 발목을 잡았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그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도주 우려와 증거 인멸 가능성이 없다면 불구속해야 한다”고 했다.

도청 수사팀의 한 검사는 “청와대 등 정치권에서 검찰의 영장 청구를 강한 톤으로 비판한 것이 오히려 영장 발부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경환(崔敬煥) 비서관은 “대한민국을 부인한 사람은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해 불구속하고, 대한민국을 지켜낸 사람을 구속한 것은 형평성에 크게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두 전직 국정원장의 구속은 노무현(盧武鉉) 정권의 국민의 정부에 대한 폄훼와 차별화 전략의 극치로, 우리는 이를 ‘제2 대북송금특검’으로 규정한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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