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刑선고’ 살인범 재판직후 도주

입력 2005-11-03 03:07수정 2009-10-0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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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로 검문검색
항공사 여승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2일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은 직후 달아난 민병일 씨를 붙잡기 위해 경찰이 경기 성남시 판교 요금소에서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올해 3월 항공사 여승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민병일(38·전직 택시운전사) 씨가 2일 오후 3시경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직후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달아났다.

▽도주=민 씨는 이날 오후 1시 반경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1심 선고재판에서 살인강도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수원지검 성남지청 3층 구치감(교도관실)으로 옮겼다.

그는 교도관 2명과 경비교도대원 1명이 피의자들을 호송 버스에 태우기 위해 구치감의 수감실 밖에서 민 씨에게 수갑을 채운 뒤 다른 피의자 4명을 포승으로 묶는 순간 교도관의 등을 밀치고 비상계단으로 빠져나와 검찰청사 옆 담장을 뛰어넘었다.

민 씨는 성남지청에서 100여m 떨어진 가정집에 들어가 청색 상하의 트레이닝복과 흰색 운동화를 훔쳐 착용한 뒤 수인복을 버리고 성남세무서 방향으로 달아났다.

그는 이어 오후 3시 30분과 4시 5분경 두 차례에 걸쳐 성남지청에서 각각 1km, 2km가량 떨어진 수정구 신흥동과 중원구 중동 모 약국 앞에서 애인(41)과 중학교 동창생에게 공중전화를 건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경찰은 민 씨의 연고지에 형사대를 급파하고 성남시 일대의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민 씨가 친구에게 ‘돈이 있느냐’고 물은 점으로 미뤄 도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강도 행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민 씨는 3월 16일 오전 1시 20분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 호프집 앞에서 택시에 탔다가 잠든 항공사 여승무원 최모(26) 씨를 협박해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목을 졸라 살해했다.

성남=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또 뚫린 교도행정▼

교도소 내 직업훈련 여교사 성폭행 미수사건에 이어 살인사건 피의자가 탈주하자 교도행정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도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던 민병일 씨가 2일 검찰청사에서 도망간 것은 피의자 호송규칙이 느슨하고 교도관의 근무태도가 안이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다.

호송규칙에 따르면 재판이나 검찰조사를 받는 피의자를 임시 수용하는 구치감(교도관실)에서는 수갑을 채우지 않고 이송할 때만 수감실 밖에서 수갑을 채우고 포승으로 묶는다.

피의자가 도망갈 가능성에 대비해 이송을 준비할 때는 외부와 통하는 출입문을 닫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날 출입문은 열려 있었다.

이날 민 씨 등 피의자 5명의 호송 책임은 교도관 2명과 경비교도대원 2명이 맡았다. 민 씨가 달아나자 교도관 1명이 뒤쫓아갔다. 나머지는 다른 피의자를 지키기 위해 구치감에 남았다.

검찰청사 담장 밖에서 교도관이 민 씨를 붙잡았지만 수갑까지 찬 민 씨의 완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올 4월에 경북 안동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 달아난 탈주범 이낙성(41) 씨는 6개월이 넘도록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7월에는 전주교도소에서 재소자가 교도소 정문을 통과한 뒤 택시를 타고 달아났지만 이 과정에서 어떤 제지도 받지 않았다.

성남=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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