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 통제와 정치적 압력 차이”…검찰 ‘불만속 신중’

  • 입력 2005년 10월 1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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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불거진 검찰 내부의 혼란은 김종빈 전 총장의 퇴임을 기점으로 점차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그러나 검찰 내부적으로는 격앙된 분위기가 이어져 갈등과 마찰은 언제든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이날 전국 지방검찰청 내 각 부로부터 대응 방안에 대한 의견을 취합했다. 대부분의 검사는 “신중하게 사태 추이를 관망하자”는 의견이었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1개 부 가운데 17개 부에서 ‘신중’ 의견을 냈다. 강경 대응 의견을 제시한 부는 4개에 그쳤다.

대검찰청도 주말 이후 일선 검사들에게 집단행동 자제를 당부했다.

윤장석(尹章碩) 대검 연구관은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침묵하는 대다수 국민은 ‘민주적 통제’와 ‘정치적 압력’을 구분할 줄 안다”며 “(국민은) 검찰이 나서서 설명하지 않더라도 이해하고 응원을 보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영곤(曺永昆)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은 “검찰이 정치권과 각을 세우기 위한 것도, 자존심에 난 상처를 못 참아서 그러는 것도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신중론 속에서도 격앙된 분위기는 곳곳에 남아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이용주(李勇周) 검사는 천 장관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아버지와도 같은 검찰총장에게 상당수 검사가 ‘용퇴’하시도록 고언했다”며 “지금은 침묵하고 있지만 조만간 장관님에 대하여도 ‘용퇴’하시라는 고언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 지검의 한 중견 검사는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다들 침묵하고 있지만 상황은 아직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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