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잠긴 한가위…충청권 시간당 최고 73mm 폭우

  • 입력 2005년 9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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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피해 없어야 될 텐데…”추석 연휴 기습적으로 내린 폭우로 다 자란 벼가 누워 버린 경북 안동시 와룡면 들녘에서 고향을 찾은 가족이 쓰러진 벼를 세우고 있다. 안동=박영대 기자
“큰 피해 없어야 될 텐데…”
추석 연휴 기습적으로 내린 폭우로 다 자란 벼가 누워 버린 경북 안동시 와룡면 들녘에서 고향을 찾은 가족이 쓰러진 벼를 세우고 있다. 안동=박영대 기자
추석 연휴 기간 대형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충청권에 200mm 안팎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주택과 상가 등 150여 채가 침수되고 벼 수확을 앞둔 농경지 2000여 ha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소방방재청과 충남북재해대책본부는 19일 현재 피해액이 71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했으나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면 피해액은 200억 원을 웃돌 전망이다.

한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귀경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부산∼서울 6시간 반, 광주∼서울 5시간 반이 소요되는 등 전국의 주요 고속도로가 오후 한때 심한 정체를 빚었으나 당초 우려했던 귀경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간당 최고 73mm 기습 폭우=추석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충청 지역엔 200mm 안팎의 기습 폭우가 내렸다. 특히 충남 천안시엔 17일 밤 시간당 73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강수량은 충남 예산군이 249.5mm로 가장 많았고 충북 음성군 232.5mm, 충남 홍성군 230.5mm, 천안시 215mm 등이었다.

이 폭우로 충남북에서 148가구 371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예산 일대 농경지 500여 ha 등 2156ha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17일 오후 10시 반경에는 예산군 예산읍 발연리의 장항선 선로 20m가 유실되면서 열차 6편의 운행이 3시간가량 중단돼 귀성길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소방방재청은 도로 17곳, 교량 1곳, 하천 제방 64곳 등 192곳의 공공시설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건·사고=19일 오전 1시 15분경 경기 고양시 장항동 유흥가인 라페스타에서 연습용 수류탄 1발이 폭발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수류탄이 군부대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출처를 조사하는 한편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연습용 수류탄을 던진 20대 남자를 찾고 있다.

18일 오전 1시 50분경에는 대전 대덕구 중리동 3층 건물 지하 PC방에서 가스가 폭발하면서 불이 나 안에 있던 업주 황모(34) 씨가 숨지고 행인 2명이 다쳤다.

또 이날 오후 3시 50분경 경남 밀양시 상동면 가곡리 긴늪 삼거리 부근 25호 국도에서 11t 화물트럭과 마주 오던 마티즈 승용차가 정면충돌해 마티즈 운전자 장모(33·경남 김해시) 씨와 장 씨의 부인(34), 둘째 아들(2) 등 3명이 숨졌다.

▽귀경길 정체=고속도로와 국도는 38만여 대의 귀경 차량이 몰리면서 오후 한때 극심한 정체를 보였으나 저녁 들어 정체가 풀리면서 평소 주말의 소통 흐름을 보였다.

역귀성도 크게 늘어 이날 하루 22만6000여 대의 차량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빠져나가면서 하행선도 오후 한때 붐비는 구간이 많았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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