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형 예시문항]단답형과 달라 영어철자 하나까지 꼼꼼히

입력 2005-06-10 03:08수정 2009-10-0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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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학력신장방안의 하나로 추진하는 ‘서술형·논술형 평가 강화’는 일선 학교의 평가체계는 물론 학생의 공부 방식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9일 “학생의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높이기 위해 서술형 평가를 강화할 것”이라며 “일선 교사들이 출제에 참고하도록 예시문항을 초등학생용 1400여 개, 중고교생용 350여 개 등 모두 1750여 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학력신장을 위해 올해부터 초등학교에서 학교 단위의 시험을 부활하되 객관식이 아닌 서술형으로 평가하도록 권고해왔다. 또 중고교의 시험에서도 서술형의 비중을 올해 30% 도입하고 연차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서울·논술형 평가 강화는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결과보다 과정 중심으로 평가방식이 바뀐 데다 2008학년도 대입에서 논술 비중을 강화하는 추세와도 관련이 있다.

▽서술형 평가는 이렇게=서술형 평가란 ‘주어진 질문에 대해 여러 개의 문장으로 응답하는 평가’로 단답형 주관식은 서술형 평가에 포함되지 않는다.

서술형 평가는 답안 내용의 깊이와 넓이에 따라 채점되지만 논술형 평가는 학생의 주장을 창의적이고 논리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시교육청은 “예시문항을 참고로 1학기 기말고사에 서술형 평가를 시범 도입한 뒤 2학기엔 전면 도입하도록 권고할 것”이라며 “서술형 위주에서 점차 논술형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3∼6학년은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 4개 과목에 대해 사실상 4∼10개 서술형 문항으로 시험을 보게 된다. 그러나 현재처럼 전체 석차와 과목별 석차는 공개되지 않는다.

중고교생은 올해 1학년의 서술형 비중만 30%로 확대하되 2007년까지 연차적으로 대상 학년과 비중을 확대한다.

시교육청 초등교육담당 심은석(沈恩錫) 장학관은 “이번에 보급되는 문항은 문제은행이 아닌 예시문항이어서 일선 학교에서는 평가에서 참고는 하되 그대로 출제해서는 안된다”며 “학원에서 예시문항을 갖고 교육받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초등학생용 1400여 개 문항은 기말고사가 끝난 7월 초 개별 학교의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된다.

▽시험 난이도 높아질 듯=교육계에서는 서술형 평가가 도입될 경우 이전보다 시험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학생의 분석력, 비판력, 종합력, 창의력 등을 측정하는 데다 객관식의 ‘보기’가 없어져 단편적 지식으로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다.

예컨대 영어의 경우 철자 하나 하나를 철저하게 외워야 할 뿐 아니라 숙어를 기계적으로 외우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면 학생의 실력 차이는 이전보다 정확하게 성적으로 반영된다.

서술형 평가 도입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 조리 있게 표현하는 쓰기 능력이 없어 서술형 평가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이금천(李金川) 정책실장도 “서술형 평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능력차를 고려한 첨삭지도를 해야 한다”며 “현재 학교의 교원 숫자 등을 감안할 때 불가능한 만큼 사교육 의존도를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도별 서술 논술형 평가비중 확대 계획
구분2005학년도2006학년도2007학년도
대상학년중1, 고1중1·2, 고1·2중1∼3, 고1∼3
서술·논술형 평가비중30%40%50%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서술형 평가 이것들이 궁금해요▼

Q: 채점의 공정성은 어떻게 신뢰하나(중고교)

A: 2명 이상이 공동 채점하고 채점결과를 즉시 공개해 이의신청기간을 운영한다. 학교별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서는 2명의 평균점수가 소수점이 될 경우에 대비한 규정을 만든다.

Q: 서술형 평가가 30%가 되면 수행평가는 줄어드나(중고교)

A: 중고교에서 수행평가가 30%인 경우 지필고사에서 선택형은 40% 이하로 하고 서술형을 30%로 해야 한다.

Q: 국어과나 영어과의 경우 철자가 많이 틀리면 0점이 될 수도 있나

A: 철자 등 특정 채점 요소로 인해 과도하게 감점되면 서술형 평가의 본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는 만큼 학교별로 0점이 되지 않는 타당한 채점기준을 만들게 된다.

Q: 쓰기 능력이 부족한 학생은 서술형 평가 답안 작성에 어려움을 겪을 텐데…

A: 서술형 평가의 도입 목적이 사고력 신장과 더불어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인 만큼 쓰기 능력을 키워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Q: 초등의 경우 서술형 학업성취도평가로만 성적이 100% 반영되나

A: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반영하는 만큼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교사가 개별적으로 시험을 치거나 수행평가로 반영할 수도 있다. 다만 학교단위로 서술형 평가를 유도할 방침이다.

▼출제 책임교사가 말하는 교과별 대비법▼

국어

서술형 평가는 단원의 학습목표와 학습활동을 얼마나 성취했는지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 유의한다. 이전에는 객관식 위주로 출제하다 보니 학생이 학습 목표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학습 목표를 중심으로 문제가 출제되므로 학생들은 교과서를 꼼꼼히 읽고 각 단원의 학습목표, 학습활동에 대한 답안을 다양한 방식의 글로 써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구자송 서울고 교사

영어

서술·논술형 평가가 강화되면 대충 찍어서 좋은 성적을 얻는 일이 결코 일어날 수 없다. 단어는 물론 숙어, 구문 등도 하나를 공부하더라도 활용법을 정확하게 익혀둬야 한다.

영작 연습도 중요해졌다. 교과서 문장을 자세히 분석하면서 중요 표현은 직접 써보고 문장을 다른 내용으로도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평소 e메일이나 일기 등의 짧은 글쓰기 훈련을 통해 실제로 영어로 의사를 표현하는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

최현옥 고척고 교사

과학

과학의 서술형 평가는 학습 내용에 대한 이해가 필수 조건이다.

그래프를 직접 그리거나 상황을 분석한 뒤 그림에 화살표, 보조선 등을 추가하는 문항 등이 많기 때문에 전 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답을 쓰기 어렵다. 실험 과정이나 결과에 대해서도 정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교사의 설명만 듣지 말고 그래프, 표, 실험순서 등을 직접 그려보는 등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종제 고척고 교사

사회

사회과 서술형 문제는 자료를 주고 내용을 분석 또는 정리하라는 형태의 문제가 많기 때문에 개념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개념을 정확히 해 기초를 쌓고 거기서 사고의 폭을 넓혀 가면 비판적 글은 물론 대안도 제시할 수 있다.

평소 사회과와 관련된 역사, 경제, 지리, 시사용어 사전 등을 자주 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시사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신문에 나오는 용어를 익히는 것도 좋다.

오기세 구일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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