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 추적/주택가 골목 악취와의 전쟁

  • 입력 2005년 2월 23일 22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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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집 앞에 악취 나는 음식물쓰레기 통을 놓습니까. 다른 곳으로 옮겨주세요.” 단독주택이 몰려 있는 인천 부평구 청천1동. 이 동네(7000여 가구) 25곳에 설치한 120L 짜리 대형 음식물쓰레기 통들에서 풍기는 악취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청천1동사무소 임흥춘 씨는 “수십 가구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음식물쓰레기 통을 자기 집 앞에 놓는 것을 다들 기피하고 있어 공원 입구 등의 빈 터로 옮겨 놓고 있다”며 “날씨가 풀리면 냄새가 더 날 수 밖에 없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1월부터 음식물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된 이후 인천지역 주택가 골목에서 ‘악취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전용봉투를 사용하고 있는 남구와 연수구, 남동구, 계양구 등에서는 개나 고양이 등이 골목길에 내다 놓은 봉투를 훼손하고 있어 비상이다.

가축들이 헤집어 찢어진 봉투에서 음식물 찌꺼기와 물기가 새어 나와 악취와 함께 골목길을 더럽히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해당 구청은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버릴 수 있는 플라스틱 통을 별도로 만들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전용봉투에 담아 전용 통에 넣는 이중 절차를 거치도록 한 것.

일부 지역에선 배출 부담금을 주고 사야 하는 전용 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 비닐 봉투에 음식물쓰레기를 담아 버리는 몰상식한 행동도 속출하고 있다.

남구 주안7동 관계자는 “전용 봉투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5만∼2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고 있지만, 골목길에 음식물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주민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최근 한 달 동안 이 같은 사례를 20여 건 적발했다”고 밝혔다.

각 자치단체들은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상태에서 나름대로 대안들을 내놓고 있다.

서구와 동구는 음식물 쓰레기 배출 부담금 납부를 촉진하기 위해 PDA(개인 휴대용 정보단말기)를 이용하고 있다.

주택가에 배치한 음식물쓰레기 배출 통에 배출부담금 납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바코드 스티커’를 붙여놓은 것. 직원들이 PDA를 갖고 다니며 수시로 바코드를 검색, 부담금 납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이에따라 주민들의 부담금 납부률이 80% 이상 높아졌다. 이는 자연스레 음식물 분리 배출 준수로 이어지고 있다고 구청측은 설명한다

서구는 악취 민원을 줄이기 위해 민간 용역회사를 시켜 음식물 수거통에 대한 청소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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