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해마다 광복절이면 축구경기 열어요”

  • 입력 2004년 8월 15일 2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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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해방을 기념해 50년 넘게 광복절에 축구경기를 갖는 농촌마을이 있다.

전남 해남군 화산면은 14일부터 3일간 화산중학교 운동장에서 주민과 출향인사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9주년 광복절 기념 및 면민의 날 체육대회’를 연다.

전야제인 14일 마을별 노래 장기자랑 등 흥겨운 한마당 잔치를 연 면민들은 15일부터 이틀간 축구경기를 갖는다.

축구대회는 광복 이듬해인 1946년 애국심을 고취하고 면민들의 단합을 위해 처음 경기를 가진 게 계기가 됐다.

면민들은 6·25전쟁과 가뭄이 극심했던 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8월15일 축구대회를 열었다. 보릿고개에도 마을별로 쌀과 보리를 조금씩 내놓아 대회를 치를 정도로 축구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

55회째인 올해 대회에는 전체 42개 마을에서 23개 팀이 출전했다.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면민 대부분이 노령인 탓에 축구대회가 열릴 때면 전국의 출향인사들이 고향을 찾는다.

윤상래 화산면 조기축구회장(35)은 “축구대회 출전을 위해 휴가를 내거나 아이들과 함께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축구경기가 펼쳐지는 광복절이 ‘마을 명절’이 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화산면은 광복절이 면민들의 축제의 장으로 자리 잡자 2000년부터 8월15일을 ‘면민의 날’로 지정했다.

이옥배 화산면장(60)은 “면에 원로 체육인이 많고 면민들의 축구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그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면서 “광복절 날 축구경기가 해방의 의미를 되새기고 면민들의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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