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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월 8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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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은 귀성객 수송의 안전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을 막기 위해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귀성전쟁=베이징(北京)에 거주하는 위구르족 여대생 미라(米拉·22)는 10일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자치구 북부의 고향 커라마이(克拉瑪依)를 향해 55시간의 귀성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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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서역(西驛)에서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까지 7시간→정저우에서 산시(陝西)성 시안(西安)까지 5시간→시안에서 길이 험한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까지 24시간→란저우에서 신장 하미(哈密)까지 7시간→하미에서 우루무치(烏魯木齊)까지 5시간. 무려 48시간 기차를 탄 뒤 우루무치에서 내리면 다시 버스편으로 6∼7시간을 가야 집에 도착한다.
비행기를 타면 3시간이 안돼 우루무치에 도착하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너무 비싸다. 편도요금이 2000위안(약 30만원). 기차를 타면 학생요금을 적용받아 200위안(약 3만원)이면 된다. 꼬박 이틀을 기차 안에서 지내야 하므로 컵라면, 과일, 물 등을 준비해야 한다. 중국 귀성객에게 이 정도는 예사다. 노선에 따라 버스나 배로 옮겨 타야 하는 경우 현지에서 표를 구하는 데 다시 며칠이 걸려 집까지 7∼10일 소요되기도 한다.
특별운송 첫날인 7일 베이징에서는 18만5000명이 열차로, 4만명이 항공기로 고향을 향해 떠났다. 춘제 기간 중 약 5000만명이 기차를 이용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스 예방 비상=7일 하루 동안 베이징의 두 역에서 체온이 37.5도를 넘어 승차를 거부당한 뒤 정밀검사를 받은 사람은 모두 19명이나 됐다.
당국은 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기차역, 버스 정류장, 부두, 공항 등에 체온 자동측정기를 설치해 이상증세를 보이는 사람은 모두 정밀검사를 받도록 했다. 특히 광저우(廣州)에서 오는 여행객에 대해서는 체온 검사를 철저히 하고 있다. 또 전국의 주요 검문소에서 보건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사향고양이 등 야생동물 반입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 펑정린(馮正霖) 교통부 부부장은 “올해는 사스 예방 감시 업무까지 겹쳐 춘제 특별운송 부담이 가중됐다”고 말했다.세계보건기구(WHO)는 비록 광저우에서 사스환자가 발생했지만 사스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가 없는 만큼 현재로선 중국 당국이 춘제 때 민족 대이동을 통제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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