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올 가이드]논술, 기출문제 속에 해법있다

입력 2003-12-03 16:31수정 2009-09-28 04:12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논술고사를 잘 치르려면 지원 대학의 기출 문제를 풀어보고 유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서점에서 논술 관련 서적을 살펴보고 있는 수험생들. 동아일보 자료사진

논술고사는 대학별로 독특한 유형이 있다. 일부 대학은 영문 지문을 제시하는가 하면 철학적인 주제를 선호하는 대학도 있다. 지원하려는 대학의 논술 기출문제를 파악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각 대학의 논술고사 유형을 알아본다.

▽가톨릭대(의예/간호)=‘지문의 두 주인공의 삶을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규범의 관점에서 비교해, 주인공의 자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논술하시오.’, ‘세 가지 지문에 제시된 문제점을 요약하고, 이를 근거로 바람직한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 논술하시오’(이상 2003학년도 정시), ‘주인공이 처한 가족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 구조를 윤리적 개념(정의, 효, 부부 윤리 등)에 의해 분석하고 갈등의 해소를 위해 취할 수 있는 태도를 서술하시오’(2004학년도 수시1) 등과 같이 직업윤리 및 인간 사회의 근원적인 주제를 주로 다뤘다. 지문은 고전뿐만 아니라 최근의 통계 등 다양한 자료가 활용된다.

▽경희대=논지 전개 및 논리적 표현을 평가할 수 있는 일반 주제를 출제한다. ‘공리주의적 분배·분담 원칙의 특징을 기술하고 부모 부양 문제에 대한 공리주의적 해결 방안 및 이러한 접근법의 장단점에 대해 논술하시오’(2002학년도 정시), ‘환경 문제와 해결 방안을 다룬 제시문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진술하시오’(2003학년도 정시)처럼 사회 현안에 관련된 주제가 다뤄진다. 문제는 가능한 한 쉽게 출제하고, 수험생 스스로 논지를 전개할 수 있는 내용으로 출제한다. 영문 지문이 어렵다.

▽고려대=정시모집에서는 전통적으로 국문 지문이 출제됐다. ‘제시문에 나타난 합리성(도구적 합리성)이 갖는 특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현대 사회의 합리성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논술하시오’(2002학년도 정시), ‘각 제시문에 나타난 앎을 개념화하여 설명하고, 현대 사회에서는 어떤 앎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서로 비교하여 논술하시오’(2003학년도 정시) 등과 같이 사회 과학 및 철학적 주제가 주로 출제된다. 실제로 내용보다는 표현이나 구성 같은 형식적인 측면이 의외의 변별력을 갖는다. 특히 양비론이나 양시론적 접근을 피하고 자신의 입장을 뚜렷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강대=‘쾌락의 의미에 대해 논술하시오’(2002학년도 정시) ‘노동과 관련된 제시문의 입장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2003학년도 정시)와 같은 인간 삶의 근원적인 문제가 주로 출제됐다. 다만 올해 3차례의 모의 논술에서 ‘사이버 스페이스의 발전을 위한 국가의 역할’, ‘인간의 자유와 책임의 상관 관계’, ‘국가 정의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등 국가 및 사회 관련 영역으로 논제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성균관대=영문 지문이 포함된 다수의 제시문이 나온다. 명확한 분량 제한이 없으므로(B4용지 양면) 가급적 다양하고 심도 있게 논술하는 편이 유리하다.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개인의 욕구와 사회의 관습·제도가 서로 상충하는 경우, 선택 또는 타협에 관한 견해’(2003학년도 수시2 인문), ‘칸트의 세계 시민주의에 근거하여 우리나라의 사형제도 및 영어 조기 교육 분석’(2003학년도 정시), ‘구제도를 바라보는 시각 분석 및 견해 진술’(2004학년도 수시2)처럼 제도적인 문제가 주로 출제된다. 표, 그림, 사진 등을 자료로 활용하거나 ‘핵심어 포함’, ‘일부 제시문 선택’ 등의 다양한 조건을 요구하기도 한다.

▽연세대=논술고사의 지문은 주로 고전에서 발췌된다. 인문과 자연계열이 문제를 달리하지만 자연계열에만 해당하는 주제를 묻지는 않는다. ‘자본주의 경제에 기여하는 각기 다른 문화 사회적 조건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2003학년도 정시 인문), ‘지식과 문화가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에 귀속되는 현상이 오늘의 현실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구체적 사례를 들어 논술’(2003학년도 정시 자연), ‘이미지에 대한 세 가지 관점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견해 진술’(2004학년도 정시 인문), ‘개인적·사회적 측면에서의 시간의 의미’(2004학년도 정시 자연) 등을 다루는 문제가 출제됐다.

▽이화여대=논술 문제는 2, 3개의 국문 지문으로 구성된다. 전통적인 논술문의 형식을 따르고 있으며 비교적 평이한 주제를 다룬다.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공통으로 1문항을 다루며, ‘인간과 동물의 바람직한 관계’(2002학년도 정시), ‘타인의 시선이 개인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2003학년도 정시) 등과 같은 문제가 출제됐다.

▽한국외국어대=120분 동안 1200자 내외의 논술문을 작성하며 정시모집에서는 국문 지문이 출제됐다. 다양한 교과영역이 혼합된 지문을 제시하며 각각의 제시문에서 요구하는 공통 내용에 대한 논리적 사고를 측정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전통적인 논술문의 형식을 따르고 있으며 문화와 관련된 주제의 출제 빈도가 높다. ‘보편적 세계 문화와 전통적인 지역 문화와의 조화’(2002학년도 정시), ‘가치의 상대성과 행복의 보편적 가치’(2003학년도 정시), ‘다양한 문화적 현상들에 대한 접근 방식’(2004학년도 수시1)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 ▽한양대=영어지문이 출제되는 점을 제외하면 전통적인 논술문의 형식을 고수한다. ‘서구 문화 및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 분석(2002학년도 정시)’, ‘정보화 사회의 시스템 손상이 불러올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안(2003학년도 정시)’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도움말=이기택 중앙학원 논술·구술연구소장)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전문가 기고/이기택▼

정시모집 논술고사의 특징은 수험생의 학력보다는 가치관이나 창의력, 논리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체로 영문보다는 국문 위주로 제시문을 구성하며, 주제 또한 심도 있는 학문적 지식보다는 인간의 삶이나 여러 사회 현상에 대한 폭넓은 교양과 이해력의 정도를 묻는 데 적절한 소재를 다룬다.

논제를 정확히 파악해 출제자의 의도에 맞는 글을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을 쓰기에 앞서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여 문제를 분석해야 한다.

출제 의도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자료는 발문(跋文)이다. 발문을 통해 다루어야 할 제재(題材)가 무엇인지 꼼꼼히 파악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제시문을 읽고 어떠한 방향으로 논의를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유의 사항도 꼼꼼히 읽어야 한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라든지, 일정한 형식으로 글을 쓰라든지, 특정 관점에서 논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조건은 하나하나가 평가 대상이다. 따라서 유의 사항을 지키지 않는다면 결코 출제 의도에 맞는 글을 쓸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논술문은 독자를 논리적으로 설득하기 위한 글이므로 보편타당한 논거를 드는 것이 필수다. 참신한 논거를 드는 것은 좋지만 부정확한 수치나 사실을 인용한다면 결코 설득력을 얻을 수 없다. 또 주관적인 견해에 불과할 뿐 객관적인 타당성이 없는 논거를 드는 것은 금물이다.

논거는 가급적 참신하고 다양해야 충분한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문제에서 예외적으로 어느 하나의 근거에 기인하여 주장을 펴라고 요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안의 다각적인 측면을 고려해 다양한 논거를 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학별 논술고사 출전 분석
2003학년도 2002학년도 2001학년도 2000학년도
연세대 (인문)·최완수, 겸재 정선·앙리 르페브르, 현대세계의 일상성·르네 마그리트,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카프라,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브레히트, 어느 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진수, 삼국지 위지무제기 ·나관중, 삼국지연의·브레히트, 동의하지 않는 자·플라톤, 크리톤·춘향전·이청준, 소문의 벽·다리오 포, 메디아 왈츠
연세대 (자연)·시경·움베르토 에코 외, 시간 박물관·李仁榮, 日本人이 掠奪한 書籍의 返還을 要求한다, 1945년 11월 20일·제레미 리프킨, 바이오테크 시대·‘세계보건기구헌장’의 전문(前文)·국민교육헌장·조지 리처의 맥도널드 그리고 맥도널드화·호르크 하이머와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
고려대·로알드 호프만,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공자, 논어·찰스 반 도렌, 지식의 역사·고등학교 교과서, 사회·문화·위르겐 하버마스, 담론윤리의 해명·조지 리처, 맥도널드 그리고 맥도널드화·이곡, 차마설(借馬說) ·피에르 상소,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루돌프 폰 예링, 권리를 위한 투쟁·프리드리히 그렌츠, ‘아도르노의 철학’ 중 겔렌과 아도르노의 논쟁
성균관대·칸트, 세계 시민적 관점에서 본 보편사의 이념·공통사회(상)·앰네스티-스톡홀름 선언·일간지 보도·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Jeremy Lifkin, The Age of Access·프란시스 후쿠야마, 트러스트·일연, 삼국유사 ·장자 ·불핀치, 그리스 로마신화·볼프강 슈벨부쉬, 철도여행의 역사·프랜시스 케언크로스, 거리의 소멸 -디지털 혁명·앨빈 토플러, 제3의 물결·밀란 쿤데라, ‘느림’ ·마이클 하임, 가상현실의 철학적 의미
서강대·아우구스티누스, 창세기 축자 해석·세계인권선언(1948 유엔총회)·조세희,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시몬 베유, 노동일기·앨빈 토플러, 전망과 전제·마셜 맥루언, 미디어의 이해·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톨스토이, 부활·오스카 와일드,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플라톤, 파이돈 <장자>에서 ·박완서, 한 말씀만 하?서·카뮈의 소설 ‘페스트’
한양대·글 (가)를 읽고 의미를 추출하여 (나)의 문서 정보화 사회에서 발생할 문제에 대하여 논하라·김용석, 이승환의 대담집 ‘서양과 동양이 127일간 e메일을 주고받다’·‘안산 외국인 노동자센터’에서 인터넷 웹사이트에 게시한 외국인 노동자 실태보고서·에드워드 사이드의 ‘Orientalism’ 에서 발췌, 재구성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루이스 멈포드,예술과 기술 ·김승옥, ‘서울, 1964년 겨울’·존 던의 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프리드리히 슈마허, 작은 것이 아름답다·과학전문지 ‘과학사상’·움베르토 에코,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

이기택(중앙학원 논술·구술연구소장)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