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니 수시합격 자격있나?' 논란

  • 입력 2003년 11월 21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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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작가 이윤세(18·필명 귀여니)양이 성균관대학교 수시모집에 합격하자 이 대학 동문과 수험생들 사이에서 ‘입학자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양이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에 특기자 전형으로 합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 대학 게시판과 포털사이트에는 “인터넷에서의 한글 파괴 주범을 어떻게 성균관대에 입학시킬 수 있나, 재심의 하라”는 등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 양은 여고 재학시절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인터넷 소설 ‘그놈은 멋있었다’를 연재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이는 책으로도 만들어져 100만부 이상이 팔렸다.

또 청소년들의 인기에 힘입어 현재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다.

이 양은 지난 2003년 2월 제천여고를 졸업했으나 인터넷소설 연재 때문에 대학진학을 포기했었다고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수험생과 동문들은 “이 양의 소설이 외계어라고 불릴 정도로 국어를 파괴한 네티즌 은어로 쓰여 졌고, 타 수험생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며 특례입학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박모씨는 이 학교 홈페이지(www.skku.ac.kr)에 글을 올려 “이 양은 소설을 통해 아이들에게 얼짱이니 일진이니 허황된 바람만 넣어주고 한글을 외계어로 만들었다”면서 “성균관대학은 이에 대한 문제점을 느끼지 못했냐”고 비난했다.

‘화난다’는 “이런 선례를 만든다면 앞으로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의 한글파괴는 불을 보듯 뻔하다”면서 “한글 파괴를 또 하나의 자질로 인정해 합격시킨 교수님 때문에 한글은 더욱 황폐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핌’은 “국어파괴는 둘째 치고 스토리와 묘사력도 함량미달" 이라면서 "출판만하면 작가인가. 비록 공대생이지만 너무 어처구니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수험생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저런’은 “매년 수능 때마다 좌절하고 죽음으로까지 자신을 몰고 가는 학생들도 있다”면서 “인기몰이 하는 인터넷작가라고 합격시켰나본데 다른 학생들의 사기는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아’는 “머리도 나빠 죽도록 공부했지만 성대에 떨어졌다”면서 “저 같은 수천 수만명의 학생들이 성대에 배심감을 느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이미 대학에서 연예인들도 특례 입학시켰다” “인터넷 작가지만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소설이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다”며 이 양의 입학을 찬성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예술학부 정진수 교수는 ‘귀여니 사태(?)에 대한 학과의 입장’이란 제목으로 게시판에 반박의 글을 올렸다.

정 교수는 이 글에서 “이 양은 대학이 정한 절차와 규정에 입각해 입시를 치르고 합격했다"면서 “드라마 작가로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재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귀여니 사태(?)' 에 대한 연기예술학과의 입장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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