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大 추천전형 폐지-축소키로

  • 입력 2002년 12월 6일 18시 29분


서울시내 주요 대학들이 내년도 입시부터 각종 추천서의 반영 비율을 낮추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추천서의 내용이 교장이나 담임교사가 아니라 본인이 써서 내거나 전문적으로 대필해주는 곳도 많아 추천서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반영비율 축소〓서울대는 올해 수시모집에서 추천서가 비교과 성적으로 50% 반영되는 1단계 전형의 추천서 양식을 간소화한 데 이어 정시모집 때도 추천서 분량을 작년의 절반 정도로 대폭 줄일 방침이다.

고려대도 이미 올해 1학기 수시모집부터 추천서 반영비율을 15%에서 10%로 대폭 낮춰 시행 중이다. 고려대는 2학기 수시모집의 고교장 추천 전형 결과 선발 인원의 31%가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달로 탈락해 추천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성균관대는 현행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학업계획서가 변별력이 없고 내용이 천편일률적이어서 내년부터는 지원서류에서 이를 폐지하고 대신 응시자들이 시험장에서 직접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를 쓰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는 내년부터 1, 2학기 수시모집의 담임교사 추천제와 학교장 추천제를 아예 폐지하는 대신 논술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화여대도 추천서 반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 정시의 추천서 방식이나 반영비율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중앙대는 지난해 정시모집에서부터 추천서 제도를 아예 없앴다.

▽추천서의 문제점〓추천서 전형은 대학들이 신입생을 성적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준으로 뽑도록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고교장, 담임교사, 종교지도자 추천에서부터 입시전문가 추천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올해 119개대가 1, 2학기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에서 학교장 추천으로 3만3894명, 53개대가 교사추천을 비롯한 기타 추천전형을 통해 3280명을 뽑는 등 전체 모집정원의 10%선인 3만7000여명을 추천제로 뽑았다.

그러나 일선 고교에서는 담임교사가 수시모집 등에서 여러 대학에 복수 지원하는 학생에게 추천서를 일일이 써주기 힘든 실정이어서 아예 학생에게 써오도록 한 뒤 확인만 해주는 식으로 추천서를 써주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솔직히 학생 개인을 속속들이 파악하기 힘들고 여러 학생을 상대하는 만큼 업무 부담이 커 학생들이 대부분 작성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추천서의 내용이 대동소이하고 일부에서는 전문적으로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받고 대필해 주는 곳까지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K대 관계자는 “수시모집에서 교사가 엉뚱한 학생에 대한 내용이 담긴 추천서를 보내는 웃지 못할 사례도 있다”며 “추천서 자체가 신뢰성이 없고 대학도 대입 업무만 가중돼 행정 낭비가 심한 만큼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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