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곳을 아시나요…인천종합 어시장

  • 입력 2002년 9월 13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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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항동 7가 27의 69 ‘인천종합어시장’.

1883년 인천항 개항 직후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이 어시장은 서민들의 수많은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다.

1975년 12월 하인천 어시장(중구 북성동)에서 이 곳으로 옮기면서 명칭도 인천종합어시장으로 바뀌었다.

현재 부지 2832평에 500여개의 점포가 모여 있다.

선어 도·소매부, 건어부, 젓갈부, 패류부, 활어부 구역 등으로 나눠져 각종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인천과 인근 경기 광명 시흥 안산 김포 등지에서 평일에는 3000여명, 주말에는 1만여명의 주민들이 찾고 있다.

호황을 누렸던 1980년대 말부터 1995년까지 연간 매출이 1000억원대에 달했지만 어자원 고갈과 바다오염, 중국과 어업분쟁 등으로 인해 매출이 떨어져 지난해에는 650억여원에 그쳤다.

수입 수산물이 늘면서 요즘은 이 곳에서도 조기와 갈치 등 일부 선어류를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다.

인천항 개항 직후 생선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몰려 들면서 자연스레 상설 형태의 수산물 시장이 생겼다.

‘인천시사’ 등에 따르면 일본은 1887년 6월 각종 어류가 풍부한 경기 화성∼강화 근해에서 어로행위를 인정받고 판매권을 따냈다.

일본 어민들은 우리 어선과 달리 동력어선 30여척을 이용해 인천 앞바다 등에서 물고기를 싹쓸이했으나 유통체계는 갖추지 못해 서울과 인천 등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판매하는 정도였다.

그 후 1902년 서울에서 내려온 정흥택씨 형제가 중구 신포동(옛 인천법원 맞은 편)에 한옥으로 된 어시장을 지었다.

1929∼1931년 중구 북성동 해안가(3668평)를 매립하면서 어시장은 이 곳으로 이전했는데 인천의 아랫 쪽이라는 뜻에서 하인천 어시장으로 불렸다. 조기를 가득 실은 배가 포구에 들어오면 인근에서 한가롭게 낮잠을 자거나 농담을 주고 받던 지게꾼들이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배에 올라 각종 수산물을 나르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조기가 널려 있었다는 것. 1920∼1960년대 연평도에는 조기를 잡기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어선들이 몰려 들었고 상당수 어선들이 하인천 포구에 조기를 내다 팔았다.

조기가 많이 잡히는 5∼6월 하인천 어시장에는 발디딜 틈 없을 정도의 인파가 붐볐다.

40년째 어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정원선씨(61·여·원자복집 주인)는 “당시 냉동창고가 없었기 때문에 상인들은 땅 속에 관을 묻은 뒤 조기에 소금에 뿌려 보관했다”며 “갑오징어, 아귀 등은 요즘은 값이 비싼 어종이지만 그당시 찾는 사람이 없어 물고기로 취급 받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인천종합어시장측은 요즘 과거의 ‘영화’를 되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소비자의 불신을 없애려고 명예감시원 2명이 원산지 미표시 등 각종 불법행위를 감시하고 있다.

10월 중순에는 시민과 상인들이 함께 하는 ‘제2회 맛자랑 축제’를 열 계획이다. 이 축제에는 ‘회 뜨기 경진대회’ ‘매운탕 누가 잘 끓이나’ 등의 이벤트와 인기 연예인 초청행사 등이 펼쳐진다.

㈜인천종합어시장 이승부 사장(51)은 “내년부터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소비자와 직거래를 위한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갖추고 고객의 수준에 맞는 판매시스템도 개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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