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전시]한국 수공예 솜씨에 외국손님 ˝원더풀˝

  • 입력 2002년 6월 28일 18시 35분


[사진=신석교기자]
[사진=신석교기자]
28일 오전 ‘2002 한국 수공예축제’가 열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

외국인 3, 4명이 알공예 전시장에서 인형으로 된 두 마리 말이 끄는 ‘신데렐라의 황금마차(길이 50㎝, 높이 30㎝)’를 보면서 뛰어난 솜씨에 “원더풀”을 연발했다.

외국인들은 타원형의 마차 몸체를 타조알로 만들었다는 작가의 설명을 듣고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엄마를 따라 온 어린이들은 자신의 키와 비슷한 크기의 텔레토비와 ‘방귀대장 뿡뿡이’ 모양의 풍선 사이에서 사진 찍기에 바빴다.

한국수공예협회 주최로 27일 개막된 이 축제는 다음달 1일까지 계속된다. 전시장에는 닥종이로 만든 익살스러운 표정의 아이들 인형, 나무젓가락과 실 등 폐품을 재활용해 만든 거북선 모형, 앙증맞은테디베어 등 수많은 수공예작품이 전시돼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알공예 전시장이다. 크기와 용도에 따라 사용하는 알도 메추리알, 거위알, 타조알 등 다양했다.

관람객들은 신데렐라의 황금마차는 물론 거위알로 만든 원앙 한 쌍의 모형 등을 찬찬히 들여다 본 뒤 정교한 솜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알공예가인 김효선씨는 “신데렐라의 황금마차는 작품 구상에서 디자인, 제작까지 거의 6개월이 걸렸다”며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작품이라 팔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메추리알로 만든 열쇠고리 등 간단한 소품은 1만∼3만원에 판다고 덧붙였다.

또 구슬을 꿰어 목걸이 등 장신구를 만든 구슬공예, 입체감이 돋보이는 리본자수 등도 관람객이 끊이지 않는 코너.

구경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관람객이 직접 장승을 깎고 한지와 도자기 등을 만들어보는 ‘전통문화 한마당’도 마련돼 있다.

장승조각가 김두영씨, 안동 풍산한지 이영걸 대표, 해림도예 대표 이춘규씨가 각각 지도를 하고 있다.

이날 유치원생들을 인솔해 이곳을 찾은 신명은 교사(여)는 “아이들과 함께 서툰 솜씨로 장승을 깎다보니 반나절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흠뻑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29일과 30일에는 특별이벤트로 패션쇼가 펼쳐진다.

29일 오후 2시, 4시에는 경일대 김관중 교수(패션디자인산업학과) 등 10명의 교수가 한지로 만든 시원한 여름철 드레스를 선보인다.

이와 함께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32개국의 국화(國花)를 종이로 만든 ‘월드컵 참가국 국화전’과 중요무형문화재인 정수화 이형만씨 등이 만든 나전함과 나전봉황원탁 등이 전시되는 특별전 등도 볼거리다.

한국수공예협회 조인화 관리이사는 “섬세한 한국인의 손길로 창조한 작품의 아름다움이 각양각색의 문화를 지닌 세계인들을 하나로 묶는 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입장료는 중학생∼대학생 1000원, 어른 2000원. 02-3482-9646∼8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