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中生 학교폭력 “가해자 겸피해자”

  • 입력 2002년 5월 24일 18시 16분


학교폭력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는 집단은 남자중학생이며 학교폭력의 피해후유증은 여고생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고려대 사회학과 김준호(金俊鎬) 교수가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전국 초중고교생 3977명, 교사 270명, 학부모 241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해 24일 발표한 ‘2001년 학교폭력 실태와 현황’에 따른 것이다.

김 교수는 이날 청소년보호위원회 주최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금품갈취, 신체폭력, 따돌림, 사이버폭력, 성폭력 등 17개 유형을 각각 가해와 피해 항목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남자중학생이 금품갈취, 신체폭력, 인터넷 게임사기 등 11개 유형에서 가장 높은 가해율을 보였다.

또 남자중학생은 금품갈취, 신체폭력, ID 도용, 인터넷 게임사기 등 7개 유형에서 가장 높은 피해율을 보여 학교폭력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고생의 경우 학교폭력 피해율은 다른 집단에 비해 낮은 편이었지만 피해후유증은 가장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금품갈취와 성폭력은 방과 후 모르는 사람에게 당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신체폭력은 학교에서 같은 학교 학생들에 의해 이뤄지는 비율이 높았다.

학교에서는 주로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교실이나 복도 등 사람이 많은 곳에서 폭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학교폭력은 학교에서 발생하는 비율이 높은 만큼 학교를 중심으로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가정과 지역사회, 경찰 등도 학교폭력을 없애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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