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수능계획]수시지원 크게 줄듯

2003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 합격자의 정시지원이 금지되는 데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해보다 다소 쉽게 출제될 것으로 보여 수험생들의 대입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003학년도 수능시행계획
☞2003학년도 영역별 학습 방법 안내

수험생들은 수시모집 지원에 신중을 기하는 대신 수능에서 고득점을 올려 정시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늘고 일선 고교도 수능 영역별로 보충수업을 실시하거나 모의고사 응시 횟수를 늘리는 등 ‘수능 고득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수시지원에 신중〓이번 입시에서 전체 모집정원의 31.1%(지난해 29.8%)를 수시모집에서 선발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해야 하고 정시모집 지원이 금지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수시모집 지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서울 S고 김모 교사는 “지난해에는 한 반에 10여명이 수시모집 지원을 위해 학기 초부터 움직였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상담조차 없다”며 “상위권 학생들이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시모집에 지원하기 위해 추천서 자기소개서 등 지원서 작성과 심층면접 준비 등을 하다보면 정시모집 준비가 소홀해지는 점도 수험생들이 수시모집 지원을 꺼리는 원인이다.

서울 D고 3학년 임모 교사는 “내신성적이 우수하거나 경시대회 수상 경력이 있는 상위권 학생들만 수시모집 지원을 지도하고 추천서도 써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능 고득점 비상〓서울대가 이번 입시에서는 2단계 전형에서도 수능성적을 20% 반영하는 등 수능의 비중이 커진 데다 지난해 어려웠던 언어와 수리영역이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돼 특히 상위권 학생들은 고득점을 얻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서울 A외국어고는 지난 수능시험에서 재학생 평균점수가 360점대였지만 올해는 380∼390점대로 목표를 높이고 수능시험 영역별로 방과 후에 2시간씩 보충수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서울 S여고는 학생들에게 모의고사 응시 기회를 늘려 줘 수능시험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수능 고득점의 관건이라고 판단해 시교육청이 주관하는 네 번의 전국연합학력평가는 물론 사설입시기관 모의고사도 3, 4회 보기로 했다.

그러나 서울지역 고교들은 교육청이 교육인적자원부와는 달리 보충수업을 계속 금지한다는 입장이어서 단속에 걸리지 않고 보충수업을 하는 방안을 짜내느라 고심하고 있다.

부산 Y고 3학년 박모 교사는 “수능의 영역별 성적이 대입의 당락을 좌우하기 때문에 수능성적 올리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며 “교사들이 수능시험 기출문제와 예상문제를 뽑아 교재를 제작하고 수능영역별로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에게 특강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난이도 어떻게 될까〓일선 교사들과 학생들은 만점자가 속출했던 2001학년도 수능시험과 지나치게 어려웠던 2002학년도 수능시험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전북 K고 3학년 최모 교사는 “수능시험 이후 가채점 결과가 공개돼 수험생의 대학 선택 정보가 풍부해지는 것은 환영하지만 교육부가 수능시험 난이도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진학지도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李永德) 평가실장은 “수능시험이 언어와 수리영역에서 다소 쉬워질 것으로 보이지만 2001학년도처럼 아주 쉽게 출제될 가능성은 적다”며 “영역별 학습을 중심으로 입시전략을 세우되 쉬운 문제를 반복해서 풀어보는 공부법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