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사이트' 소개 폭발물 파괴력 실험했더니…

  • 입력 2001년 2월 9일 23시 50분


9일 오후 2시50분경 경기 시흥의 한 화약공장 야외 폭발물 실험장.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국가정보원 관계자 등 50여명은 이날 이 곳에 모여 한 인터넷 폭탄사이트에 소개된 대로 4종의 폭발물을 만든 뒤 파괴력 실험을 했다.

국과수 직원들이 만든 첫 폭탄은 ‘테니스공 폭탄’. 테니스공 내부에 성냥과 화약을 넣어 만든 이 폭탄은 심지에 불이 붙자 30여초 만에 ‘퍽’ 하는 폭음과 함께 4m 높이의 불꽃을 내며 폭발했다.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심한 화상을 입힐 수 있을 정도였다.

이어 만든 부탄가스 폭탄과 니트로글리세린 폭탄은 테니스공 폭탄보다 훨씬 큰 굉음을 내며 터진 뒤 날카로운 파편들을 쏟아냈다.

치명상을 입힐 만큼 위력적이었다.

3일 대구시민운동장 부근에서 폭발한 사제 폭발물과 같은 종류로 추정되는 ‘질산염폭탄’은 점화가 안돼 폭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제대로 점화가 되면 차량 전체를 날려버릴 수 있는 폭발력을 가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폭탄사이트의 제조법에 따라 일반인이 폭발물을 만들다가는 중상을 입을 수도 있다”며 “호기심으로 만든 폭발물로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폭탄사이트 운영자들에 대한 수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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