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성과급은 고참순…계급따라 등급매겨

  • 입력 2001년 2월 9일 18시 42분


국방부의 A국장(소장)은 최근 휘하 과장(대령급)들을 불러모아 성과급 지급을 위한 평가내용을 공개했다. 최고참이 과장으로 있는 △△과에 1등급을 주고 다음 고참순에 따라 2, 3, 4등급을 매겼으며 신참과장의 ○○과엔 불가피하게 꼴찌등급을 줬다는 내용.

그러면서 A국장은 “어차피 군대가 계급사회 아니냐. 그렇다고 과마다 특성이 다른데 잘잘못을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양해를 구했다. 꼴찌등급을 받아 과원 전체가 성과급을 전혀 못타게 된 ○○과엔 회식자리를 만들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국방부는 2월달 봉급에 반영되는 성과급 지급을 앞두고 부대별 평가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사기와 단결을 생명으로 하는 군의 특성상 개인별 평가를 통한 성과급제 도입은 문제가 많다는 판단 아래 고육지책으로 부대별 평가방식을 적용하기로 한 것.

이에 따라 각 부대는 대대 단위로 평가, 30% 차이 범위 내에서 모두 성과급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국방부와 각 군 본부, 사령부 등은 참모부서 단위로 평가해 최하위 부서는 성과급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군은 계급사회. 근무실적 우수부대를 가리기보다는 대부분 계급과 고참 순위에 따라 등급을 매길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신참부대장을 둔 부대원들로선 “우리가 대장을 잘못 만나서…”라는 불평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처럼 여기저기서 볼멘 소리들이 나오자 국방부는 일선부대에 대해선 부대별 평가를 유지하되 상급부대에는 개인별 평가를 실시하는 쪽으로 재검토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금도 일선에서는 군에는 성과급제도를 아예 도입하지 말도록 중앙인사위에 건의하라는 전화가 하루에도 몇 통씩 걸려온다”고 하소연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