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금고 7~9월 300억 유치…진승현씨에 집중유입 의혹

  • 입력 2000년 11월 26일 18시 34분


MCI코리아 부회장 진승현씨(27)에게 거액 불법대출을 해준 열린상호신용금고가 7월부터 9월까지 대대적인 예금유치를 해 300억원 이상 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된 대상은 밀리오레를 비롯한 주변 동대문시장의 상인들이어서 열린금고 사건으로 ‘동대문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열린금고는 이 기간 중 대주주인 진씨에게 377억원을 불법대출해 줘 ‘진씨가 돈을 마련하기 위해 수신확장 운동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열린금고 직원들에 따르면 금고측은 7월부터 신문광고와 전단 등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특별캠페인’을 벌였다.

열린금고는 이때 시중금리에 비해 약 3%포인트 높은 연 11.8%와 11.2%의 특별상품을 판매했으며 예금액이 1800만원을 넘는 고액 예금자에게는 5만원짜리 상품권을 지급했다. 이런 파격적인 유치전략에 따라 2500여 계좌가 새로 만들어지고 300억원 이상이 예금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열린금고 전체 예금액 1340억원의 20%를 넘는 규모다.

1300여개 점포 대부분이 피해자로 추정되는 밀리오레 상가 상인들은 월말을 앞두고 임대료와 세금 및 종업원 임금지급에 차질을 빚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아동복 판매점을 운영하는 S씨는 “진씨가 고금리로 유혹해 선량한 사람들의 돈을 빼앗아 갔다”고 분노했다.

한편 검찰은 26일까지 진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지검은 진씨가 아직 출두하지 않았으며, 검거 전담반이 진씨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으나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씨는 25일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곧 출두하겠다”고 말했으나 언제 출두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진씨는 언론과의 인터뷰 때도 언론사측이 휴대전화에 메시지를 남기면 선별적으로 응답을 하고 있다.

열린금고는 72년에 설립된 유신상호신용금고가 모태. 유신금고는 91년 벽산그룹에 넘어가 벽산신용금고로 이름을 바꾼데 이어 지난해 8월 MCI코리아에 인수된 뒤 열린금고로 이름을 바꿨다.

<홍찬선·신석호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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