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대교 상판 37개, 60m 아래로 '와르르'…인명피해 없어

  • 입력 1999년 8월 5일 18시 23분


내년말 준공 예정인 서해안 고속도로 서해대교의 가설트러스에서 상판 일부가 60m 아래 지상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국책건설사업 공사관리가 여전히 허술한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5일 건설교통부 등에 따르면 서해대교 44번 교각과 45번 교각을 잇는 상판부를 설치하기 위해 가설해놓은 트러스 1개와 콘크리트 상판(세그먼트) 37개가 4일 오후 7시50분경 지상으로 추락했다.

건교부는 태풍 올가의 영향으로 가설트러스가 흔들리면서 트러스 위의 상판들이 한쪽으로 쏠렸고 이 때문에 트러스가 뒤집혀 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태풍 상륙 전에 설치한 상판 26개가 태풍의 영향을 받았는지 여부를 시공사인 대림산업이나 감리를 맡은 대림엔지니어링측이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공사를 재개한 것으로 드러나 허술한 공사관리가 사고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많다.

업계 관계자들도 “개당 70∼80t에 달하는 상판이 무려 37개 이상 얹혀 있었다면 사고 발생 전에 충분히 이상징후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감독을 맡고 있는 도로공사 백석봉(白石峯)서해대교사업소장은 이에 대해 “태풍이 불어 공사를 중단했다가 4일 공사를 재개하면서 감리원이 육안검사만 실시한 것으로 안다”며 “사고 직전에 별다른 이상징후는 없었던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사 현장이 지상 60m 높이로 기계 등을 사용한 정밀진단을 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고 주장했다.

한편 건교부는 여분의 트러스를 이용해 잔여구간 공사를 예정대로 내년 7월까지 완료할 계획이어서 준공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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