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음란물 오염」정보의 바다 정화시킨다

  • 입력 1999년 4월 12일 19시 51분


‘사이버 공간은 우리 손으로 지킨다.’

컴퓨터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인터넷 등을 통해 제공되는 음란 폭력물 등 유해정보가 청소년 탈선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성인들도 인터넷 음란사이트에 가입한 뒤 이를 해지하지 못해 피해를 보거나 ‘포르노 중독증 환자’가 급증하는 등 사이버 포르노는 사회적 해악이 됐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이같은 불건전 유해정보를 몰아내고 올바른 통신문화를 자율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시민운동단체들이 최근 생겨나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주로 온라인상에서 움직이는 이들 ‘사이버 파수꾼’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는 지난해 12월 활동을 시작한 ‘인터넷 도편추방’.

국내에서 처음 네티즌 중심의 인터넷 유해정보 자율감시를 펴고 있는 이 모임은 교사 학부모 컴퓨터 프로그래머 대학원생 등 다양한 경력과 직업을 가진 3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음란정보 신고센터와 피해상담 클리닉을 운영하고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도 이 단체의 주요 활동.

지금까지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내외 인터넷 음란사이트 10여개를 찾아내 중지시키기도 했다는 것이 이 단체의 실무 담당 최승훈(崔勝勳·30)씨의 설명.

이들은 보다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감시활동을 펴기 위해 4월 중순 ‘안전한 인터넷을 위한 네트워크:NSI(http://sohi.net/∼nsi)’를 결성해 비슷한 단체들끼리 교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학부모정보감시단(회장 손봉숙·孫鳳淑·http://cyberparents.icec.or.kr)은 음란물 등 유해정보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직접 나서 결성한 모임.

지난해 9월 발족한 이 단체는 PC통신과 인터넷을 모니터하고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보통신 윤리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컴퓨터를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는 학부모들에게 컴퓨터 기초교육을 실시해 자녀들과 함께 건전하고 유익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PC통신상의 언어폭력과 음란물 거래 등 잘못된 통신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탄생한 ‘건전한 통신을 위한 모임(건통모)’도 이같은 활동의 하나다.

지난해 11월 PC통신 유니텔(GO UNIC

CLEAN)에 문을 연 이 모임은 그동안 토론방을 통해 네티켓(네티즌들이 지켜야 할 에티켓)교육과 가입자 실명제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대표시솝 박호상(朴晧相·28)씨는 “통신문화의 어두운 부분을 찾아내 이를 바로잡는 것보다는 통신을 유익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널리 알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이 인터넷 유해정보 감시와 올바른 통신문화 정착에 관심을 기울이는 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네티즌들이 자율적으로 정화능력을 기르지 못할 경우 결국 정부가 검열과 규제를 강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불건전 정보와 잘못된 통신문화가 정보화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이기는 하지만 과도한 검열과 규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효율적이지도 못하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아무리 강력하게 규제를 하더라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컴퓨터 기술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것.

인터넷 도편추방의 최승훈씨는 “인터넷과 PC통신의 정보는 자율이 생명”이라며 “정부 주도의 규제에 드는 막대한 비용으로 네티즌의 자율적인 정화노력을 지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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