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안기부장 극비회동 파장]「小山수사」외압 의혹

  • 입력 1997년 5월 9일 19시 46분


權寧海(권영해)안기부장과 金賢哲(김현철)씨, 金己燮(김기섭)전안기부 운영차장의 극비회동 사실이 확인되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수사권에 대한 안기부의 간섭가능성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현철씨가 국회 한보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한 사흘 뒤인 지난 달 28일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내 사파이어빌라에서 만난 것으로 확인됐으며 현철씨와 김전차장 등의 사법처리와 대선자금문제 등이 논의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권안기부장은 9일 『김전차장을 위로하기 위해 내가 먼저 만나자고 전화를 했으며 현철씨도 함께 나오라고 했다』며 회동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현철씨 수사방향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의 한 관계자는 『권안기부장이 이들을 만났다면 당연히 검찰의 수사방향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며 『권안기부장이나 현철씨가 검찰에 수사와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철씨와 김전차장이 아직도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고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는 것이 입증된 게 아니냐』며 『권안기부장도 미묘한 시기에 현철씨의 최측근인 김전차장을 만난것 자체가 의혹을 살 만하다』고 말했다. 수사팀의 다른 관계자는 『만약 권안기부장이 비밀회동에서 논의된 현철씨 수사방향을 검찰 수뇌부에 전달하고 압력을 가했다면 한보재수사 자체가 무의미한 것 아니냐』며 『한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 안기부가 검찰수사권에 간섭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안기부장이 검찰 수뇌부에 현철씨 수사방향에 대한 압력을 가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권안기부장과 현철씨측의 극비회동으로 앞으로 검찰과 안기부의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현철씨와 김전차장에 대한 형사처벌을 전제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기부장이 이들을 만난 것에 대해 검사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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