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출신 양동수씨 「참회의 떡」열달째 노인들에 공양

  • 입력 1996년 12월 7일 20시 11분


사형선고를 받고 21년간 복역하다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에 감동한 재판부의 선처에 의해 지난 2월 가석방된 梁東秀(양동수·46)씨가 10개월째부산서구대청공원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양씨는 『바로 저 사람이 너의 부모라고 생각하라』는 어머니 金相順(김상순·92년 작고)씨의 유언에 따라 매주 일요일 점심때면 대청공원을 찾아 1백여명의 노인에게 「참회의 떡」을 나눠주고 있다. 11남매중 막내인 양씨는 25세였던 75년 12월 평소 못하던 술을 마시고 여자친구를 찾아갔으나 집에 없자 홧김에 방에서 자고 있던 10세짜리 아이를 살해한 죄로 사형선고를 받았었다. 당시 70세이던 양씨의 노모는 77년 아들이 사형선고를 받자 『자식이 지은 죄를 대신 받겠다』며 교도소 주변에 방을 얻어놓고 16년간을 하루같이 오전3시면 일어나 인근 절에서 3천배를 올리며 옥바라지를 했다. 어머니의 이같은 정성이 알려지면서 사형수의 대부 朴三中(박삼중)스님의 노력으로 그는 78년 무기수로 감형되고 마침내 가석방됐다. 삼중스님의 양아들로 인연을 맺고 생활터전을 부산에 정한 뒤 어머니에게 못다한 효도를 하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양씨의 밑천은 월 30만원의 법회강연료가 전부. 오는 15일 「어머니의 등불을 가슴에 걸고」라는 참회록 출판기념회를 가지는 양씨는 『힘닿는데까지 속죄의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부산〓趙鏞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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