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캄보디아 스캠 범죄 대응 성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12/뉴스1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생중계 업무보고를 고집한 데 대해 “국민께 모두 공개하겠다는 의미이자 감시대상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역대 정부 중 처음으로 정부 부처 업무보고를 실시간 생중계하며 공직자들과의 소통 과정을 공개하고 있다.
강 대변인은 이날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생중계 업무보고는) 이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집무실에 폐쇄회로(CC)TV를 달았던 것을 언급하며 “감시하는 체제를 만들어놓고 그걸 감시하는 사람이 권력자인데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 시대라는 것에 대해서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을 첫 번째로 ‘내가 감시 당하겠다’를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국무회의와 타운홀 미팅 등도 전 과정을 생중계로 공개하고 있다. 강 대변인은 “처음에는 참모들이 말렸다”며 “실수 등이 나갈 수도 있고 타운홀 미팅은 불특정 다수가 오기 때문에 경호상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오래된 권력 관계가 있는 곳은 생중계가 어려운데 국무회의는 얼마나 오래된 권력이 쌓여있는 곳이냐”며 “수술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공개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는 상당히 위험 부담이 있는 시도”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생중계에 의해 감시 당하는 사람이 누군지 언론을 보라. ‘이 대통령이 이 말을 했다’ ‘이게 맞나 틀리나’ 가장 많은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건 국민, 부처도 아닌 이 대통령”이라며 “본인으로서는 굉장한 모험을 하신 것이다. 어려운 결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과 중심이 아닌 과정 중심의 행정을 하신다”며 “성과 보고 자랑하는 대회가 아니라 이게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만드는 단계부터 보여주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철학”이라고 했다.
최근 업무보고에선 이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질책하는 모습이 실시간 중계됐다. 강 대변인은 이 사장을 겨냥한 듯 “윤 정부에서 알박기한 인사들이 제눈에 보일 때도 있다. (이 대통령은) 내색을 안하고 칭찬도 하는데 역이용하는 분들이 간혹 나타난다”며 “자신의 정치적 자양분이나 입지를 쌓기 위해 탄압의 서사를 만들고 싶은 분이 계신 것 아닌가 우려될 때도 있다”고 했다.
이 사장은 12일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저보다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다” “말이 참 길다” 등 공개 질타했다. 이 사장이 뒤늦게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잇달아 공개 반박에 나서자 이 대통령은 전날 업무보고에서 “권한을 행사하고, 온갖 명예와 혜택은 누리면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은 천하의 도둑놈 심보 아니냐”며 “일하기 싫고 돈과 명예를 누리고 싶으면 (공직을) 나가서 일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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