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고미술사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 News1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위서(僞書)로 평가되는 환단고기(桓檀古記)를 ‘문헌’으로 언급한 데 대해 “이 대통령이 ‘환빠’(환단고기 신봉자) 얘기를 한 것은 환빠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그 골치 아픈 환빠를 동북아역사재단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물어본 것”이라고 밝혔다.
유 관장은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국 고미술사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환단고기는 고대에 한민족이 시베리아나 중앙아시아 등까지 지배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주류 학계에선 기록상 내용이 모순되고, 제대로 된 원본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근대 이후 날조된 위서’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12일 부처 업무보고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환빠 논쟁’을 거론하며 “고대 역사 논쟁인데 그런 건 (연구) 안 하냐”고 물었다. 또 환단고기를 ‘문헌’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이 환단고기 주장에 동의하거나 이에 대한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유 관장은 환빠에 대해 “역사로 증명하려는 시기에 자기들의 민족적 열등의식을 그냥 상상력으로 자기 만족했던 사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박물관도 그 환빠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는지 모르겠다. (환빠들이) 매일 와서 ‘틀렸다’며 ‘고조선이 세계를 지배했는데, 이렇게 (전시 배치를) 놓는 게 어디있느냐’고 한다. 우리가 그것을 따라야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고조선 시대 중국의 청동기 문명에 대해 “어마어마하다”며 “우리 비파형 동검과 비교해 보면 싸워서 어떻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닌데, 어떻게 이길지 환빠들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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