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도입 폴란드에 李친서 전달
캐나다-루마니아 등 잇달아 방문
중동엔 지대공 유도무기 판매 추진
“방산 수출 4대 강국 진입 목표”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사진)을 ‘전략경제협력특사’로 임명했다. 강 실장은 다음 주 폴란드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K방산 4대 강국 진입을 위해 ‘대통령실 2인자’인 강 비서실장이 특사 자격으로 유럽과 북미, 중동 등을 직접 찾아 방산 수출 지원에 나서는 것이다.
내년까지 K방산 ‘잭팟’을 터뜨릴 수 있는 국가로는 신형 잠수함 도입 사업을 추진하는 폴란드(8조 원)와 캐나다(60조 원) 등이 꼽힌다. 대통령실은 “강 특사가 방문 예정인 국가들과 추진하고 있는 방산제품 도입 규모는 총 562억 달러, 약 79조 원 수준에 달한다”고 밝혔다.
● ‘최대 8조 원’ 폴란드 잠수함 사업 수주 총력
17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강 실장은 이르면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현대로템 등 방산업체 관계자들과 폴란드로 출국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강 실장은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3차례에 걸쳐 전략경제협력을 위한 특사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라며 “이 대통령은 안보와 경제, 전방위적인 지원 방안을 책임성 있게 논의할 수 있도록 대통령실 전체를 대표하는 강 실장을 특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3000t급 신형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오르카 프로젝트’를 우리 기업이 수주할 수 있도록 폴란드 측과 협의할 계획이다. 오르카 프로젝트 규모는 잠수함 유지·운영·보수(MRO) 사업까지 포함하면 최대 8조 원에 달한다. 이 사업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도전장을 던졌고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이 경쟁 중이다. 정부는 오르카 프로젝트 사업자 선정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엔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폴란드와 2022년 K2 전차를 포함해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천무 다연장로켓 등 총 123억 달러(약 17조 원) 계약에 성공했다. 폴란드와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최전선에 있는 루마니아는 노후화된 지상무기 최신화 차원에서 지난해 1조 원대 K9 자주포를 구매한 데 이어 보병전투차량 200여 대 도입을 위한 4조 원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유럽의 국방비 인상 기조에 따른 한국산 무기 도입 수요 확대 기류를 주시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특수에 이어 최근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으로 나토 회원국들이 2035년까지 각국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늘리기로 합의하면서 수출 잠재력이 커졌다는 것. 정부 소식통은 “영국 등 유럽 내 방산 선진국들도 국방비 인상에 따른 무기 도입 필요성에 따라 한국과의 방산 협력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내년 초까지가 ‘방산 4대 강국 진입’ 분수령
강 실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폴란드, 루마니아, 캐나다를 방문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내년 초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3000t급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최대 60조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중동 국가들도 추후 방문 대상지로 거론된다. 다층 방공 시스템 구축을 강화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 도입에 이어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L-SAM’ 구매 등을 검토 중이다. 사우디 국가방위부의 전력 현대화 사업에 따라 사우디는 육해공 국산 무기 체계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해외 방산시장에서 가성비와 신속한 납기, 후속 군수지원 등 K방산의 강점을 최대한 어필하겠다는 방침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0∼2024년 세계 무기 수출 시장에서 한국은 2.2% 점유율로 세계 10위에 올라 있다. 다만 2022년 173억 달러를 최고점으로 지난해(95억 달러) 방산 수출액이 줄고 있어 정부는 올해 말, 내년 방산 수출 실적이 4대 강국 진입을 위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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