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이재명 연임론에 “한 사람 황제로 모셔, 당 꼬락서니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6일 1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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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 연임론이 나오는 것에 대해 “한 사람을 거의 황제로 모시고 있는 당 같다”고 16일 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중진 의원도) 다 한 번씩 대표를 하고 싶을 것인데 저런 분위기에서 괜히 했다가 또 개딸(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한테 역적이 될까 봐 다들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자유당 때 이승만(전 대통령)이 ‘나 이제 안 한다’고 했다고 겁 없이 누가 대통령 선거에 나오겠다고 했겠나”라며 “당 꼬락서니가 지금 그렇게 돌아가고 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김대중 총재 시절을 예시로 들며 “경선하는 것이 역동적이고 당이 건강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친명(친이재명)계로 알려진 박찬대 원내대표가 단독 출마한 것을 두고 “전부 눈치를 보며 안 나온 것”이라며 “당이 어디로 가려는지 참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원내대표라는 것이 정치적 성장의 디딤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3선이 되면 보통 몇 명씩 출마한다”며 “원내대표는 정치의 꽃인데 후보가 한 명만 나온 것은 당이 죽어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치러진 민주당 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도 “똑같은 상황”이라며 “도대체 왜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당 대표가 개입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뭘 잘 모르고 저러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개입) 하려면 처음부터 (자신이 어떤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 의중이 있다고 밝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결선투표까지 만들어 놨는데, 중간에 사퇴한 사람을 얼마나 면구스럽게 만드는 일인가. 속된 말로 쪽팔리게 됐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 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은 친명 조정식·정성호 의원의 후보직 사퇴에 따라 추미애 당선인과 우원식 의원 간 2파전이 됐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이른바 ‘명심(이 대표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말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유 전 사무총장은 “우 의원도 (후보를) 그만뒀으면 하는 전갈을 받았다고 한다”며 “사퇴하면 어떻겠냐는 타진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추 당선인에 대해서는 “원래 후보 4명이 나왔으면 결선에도 가기 어려웠을 사람”이라며 “3선쯤 된 의원들은 거의 다 겪어봤기 때문에 제일 불안한 후보로 취급하는 사람”이라고 혹평을 던졌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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