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포털 여론 조작’ 공세에 당내 “반국가세력 규정 안돼” 경계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5일 15시 10분


다음 축구 응원 페이지 중국 과반 결과에
국힘 "특정 반국가세력의 여론조작" 공세
당내 '이념적 접근 바람직하지 않아' 의견

국민의힘이 포털사이트 다음의 축구 응원 페이지에서 ‘중국 응원 클릭’ 과반이 나온 것을 ‘반국가세력의 여론조작’으로 규정하는 등 공세를 이어가자, 당 일각에서 지나친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5일 오전 중진의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추석 민심과 국정 현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윤 원내대표는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중진 의원들께서 국회 운영과 관련해 의견을 주셔서 참고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다음의 응원페이지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해 ‘이념적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사건이) 심각한 범죄이기는 하지만, 반국가 세력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중진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반국가 세력이 아니라 반국가 장난”이라며 “매크로를 조작하는 건 상당히 간단한 방법인데, 어떤 조직적 배후가 있어야만 가능한 행위라고 보는 게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또 다른 의원은 “(사태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수사해 시시비비를 가리되, 이번 사건을 너무 이념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포털 접속자들의 국적이나 IP 주소 등 명확한 데이터 없이 ‘좌편향 세력의 조작’ 등으로 접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다른 중진 의원은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당이 강력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일 열린 한국과 중국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8강전이 열릴 당시, 다음 응원페이지에서 중국을 응원한 비율이 전체의 9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었다.

카카오는 전날 입장을 내고 중국 응원 비중이 이례적으로 높게 나온 이유는 2개의 해외 IP가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을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서비스 취지를 훼손하는 중대한 업무방해 행위로 간주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와 관련 “우리나라 포털에 좌편향 세력과 특정 중국 세력이 개입한 것이 일부 드러났다”며 “중국 IP를 우회해서 사용하는 북한의 개입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특정 세력에 의해 여론이 조작됐다고 본다”며 “앞으로 총선과 다른 선거에도 충분히 여론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분석해서 차단할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한국 네티즌의 장난일 가능성이 있는데 당이 과민반응 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지금은 단순한 응원 클릭 조작일 수 있지만 언제 어디서든 여론조작이 가능해졌다는 위험성이 버젓이 증명된 것”이라며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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