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원내대표 ‘불체포특권 포기’ 호소에도… 의총 추인 불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혁신위 1호 쇄신안’ 중진들 반대
지도부, 결의 미루고 “논의 계속”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앞줄 오른쪽)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1호 쇄신안 ‘의원 전원 불체포특권 포기 결의’ 추인을 시도했지만 일부 의원이 
반발해 이후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앞줄 오른쪽)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1호 쇄신안 ‘의원 전원 불체포특권 포기 결의’ 추인을 시도했지만 일부 의원이 반발해 이후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가 13일 의원총회에서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1호 쇄신안인 ‘의원 전원 불체포특권 포기 결의’ 추인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박광온 원내대표가 “‘정당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선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자”며 결의 추인을 호소했지만 “헌법상 권리를 왜 포기하냐”는 등 일부 의원 반발에 부닥친 것.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쇄신안을 안 받으면 당이 망한다”고 경고한 지 하루 만에 민주당이 사실상 이를 거부한 셈이라 당 안팎에선 “이럴 거면 혁신위를 왜 만들었냐”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제안한 불체포특권 포기 1호 안건에 대해 의견을 나눴지만, 의총 시간도 짧았고 여러 의견이 있어서 향후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혁신위가 지난달 ‘불체포특권 포기’를 요구한 지 20일 만에 처음으로 의총 안건에 올라왔지만 ‘시간 부족’을 이유로 논의를 미룬 것.

의총 비공개 자유토론에서 5선의 설훈, 3선의 전해철 등 다선 의원들이 결의 추인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 의원은 “검찰 독재에 맞서 싸운다고 하면서 왜 무장해제를 하려고 하냐. 혁신위는 정무적 감각이 부족해 현역 의원을 더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훈식, 조오섭, 고용진 등 초·재선 의원들은 “1호 혁신안을 그냥 뭉개고 가면 내년 총선 앞두고 뒷감당이 안 된다”며 1호 혁신안에 응답하는 방향을 고민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당 지도부는 조만간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이지만 당내 의견이 엇갈리면서 ‘불체포특권’을 두고 갈등의 골만 깊어지는 모양새다. 한 재선 의원은 “중진 의원들이 향후 혁신위가 본인들의 기득권을 뺏을 것을 우려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가 결의안에 ‘정당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선’이라는 단서를 단 것을 두고도 당내 일각에선 “결국 주관적으로 ‘정당성’을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안 하느니만 못한 비겁한 결의”라는 비판도 나왔다.

혁신위는 의총 이후 입장문에서 “민주당의 혁신 의지가 있는지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대단히 실망스럽고 하루빨리 재논의할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野 원내대표#불체포특권 포기#의총 추인 불발#혁신위 1호 쇄신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