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과 ‘인·태 협력’ 강화 발판 마련… 쿼드 확대엔 신중, 왜?

  • 뉴스1
  • 입력 2022년 5월 23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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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대통령실 청사 강당에서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대통령실 청사 강당에서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우리나라와 미국 정부가 지난 21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인도·태평양 협력’ 강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곧 출범할 예정인 미 정부 주도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우리 정부가 참여하기로 하면서다.

그러나 미 정부는 이른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FOIP) 전략’ 실행의 구심점인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에 우리나라가 가입하는 문제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서울에서 열린 이번 한미정상회담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쿼드에 대한 윤 대통령의 관심을 환영했다”며 “전염병 퇴치, 기후변화 대응, 핵심기술 개발 등 한국이 지닌 보완적 강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또 “번영하고 평화로우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유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동 지역에 걸쳐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개방성·투명성·포용성의 원칙에 기초해 IPEF를 통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후보시절부터 ‘쿼드 단계적 가입’과 ‘IPEF 가입’ 등의 추진의사를 밝혀왔다. 이번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은 이 같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공동성명에서 “디지털경제, 회복력 있는 공급망, 청정에너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촉진에 방점을 둔 여타 우선순위를 포함해 우선적 현안에 대한 경제적 관여를 심화시킬 포괄적 IPEF를 발전시켜가기 위해 함께할 것에 동의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일본 도쿄에서 IPEF 출섬 선언 정상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며, 윤 대통령도 이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그러나 IPEF와 달리 우리나라의 쿼드 가입 문제와 관련해선 미국 측은 아직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22일 “미국이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과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지금 당장은 (쿼드에 한국을 추가하는 것보다) 이미 구축된 쿼드를 발전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미 정부가 쿼드 확대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건 ‘쿼드가 아직 충분한 결속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무력침공 개시 이후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가 일제히 러시아를 비난하고 나섰지만, 쿼드 참가국 가운데 하나인 인도는 러시아와의 오랜 우호관계를 의식한 나머지 유엔 차원의 ‘대(對)러시아 규탄’ 결의안 표결에서 모두 기권했다.

올 3월 화상으로 열린 쿼드 정상회의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한다’가 아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쿼드) 4개국이 긴밀히 협의한다’는 내용이 들어간 것도 인도 측이 규탄 메시지를 내는 걸 주저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24일 바이든 대통령 주재로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 정상회의를 앞두고 호주에선 8년여 만에 집권당이 바뀌었다. 이 때문에 “미 정부로선 당분간 쿼드를 내실화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한때 쿼드가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로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미국이 역내 경제문제는 IPEF, 안보문제는 ‘오커스’(AUKUS)란 2가지 틀을 이용해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 할 것”이란 전망에 좀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오커스’는 작년 9월 공식 출범한 미국과 영국·호주의 외교안보협력체다.

또한 미 정부는 쿼드와 별개로 북한·중국 문제를 포함한 역내 경제·안보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해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엔 Δ공동 안보 번영 수호 Δ공동 가치 지지 Δ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 강화 Δ공동의 경제적 도전에 대한 효과적 대응 분야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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