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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특혜 논란’ 세무사 시험 바뀐다…세무직 공무원 합격선 높아지고 정원외 선발

입력 2022-05-20 14:47업데이트 2022-05-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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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DB
‘공무원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세무사 시험에 내년부터 응시하는 공무원 경력자에게 일반 응시자보다 높은 합격 점수가 적용된다. 세무사 시험 최소 합격 정원은 모두 일반 응시자에게 배정되고 공무원 경력자는 합격 정원 외 인원으로 제한적으로 선발한다. 세무직 공무원들이 세무사 시험에 합격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이런 내용의 세무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최소 합격 정원인 700명은 전원 일반 응시자 몫으로 돌린다. 공무원 경력자는 별도로 합격선을 높여 최소 합격 정원 외 인원으로 선발한다.

● 가장 어려운 세무시험 과목 면제받는 공무원

공무원 경력자에 적용되는 합격선은 회계학 2과목 평균 점수와 전체 과목 평균 점수를 곱한 점수로 결정된다. 회계학 2과목은 상대적으로 다른 과목보다 어려워 합격점수가 높은 편이다. 결과적으로 공무원 경력자에 대한 합격선은 일반 응시자보다 높아지는 셈이다.

현재 세무사 시험은 최소 합격 정원 안에서 일반 응시자와 경력자를 구분하지 않고 통합해서 선발하고 있다. 세무 공무원 20년 이상 경력자나 국세청 근무 경력 10년 이상에 5급 이상으로 재직한 기간이 5년 이상인 공무원은 세법학 1·2부 시험이 면제된다. 세법학은 상대적으로 난도가 높다는 평을 받는데 이 시험이 면제되고 있는 것이다. 합격 점수도 일반 응시생은 전체 4과목, 공무원 경력자는 면제 과목을 뺀 2과목의 평균 점수로 결정되다 보니 공무원 경력자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지난해 세무사 시험에서 공무원 경력자들이 면제받는 과목에서 일반 응시자들의 과락률이 82.1%에 달했다. 최근 5년 평균 해당 과목의 과락률은 38%였다. 일반 응시생이 해당 과목으로 대거 탈락하면서 공무원 경력자들이 탈락한 응시생의 합격자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무사 2차 시험 합격자 706명 가운데 일반응시자는 469명(66.4%), 국세행정 경력자는 237명(33.6%)이었다. 경력자 비중은 전년(6.6%)보다 급등한 것이다.

●다른 국가자격증 시험도 공무원 특례 변경될지 주목


국민 통합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전국 민심 청취 수도권 1일차 행보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세무사 시험 불공정 논란과 관련한 공익감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세무공무원에게 특혜를 주고 일반 수험생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제58차 세무사 제2차 시험과 관련해 "불공정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2021.12.27/뉴스1
세무사 시험에서 공무원 경력자에 대한 특혜 시비가 불거지자, 당시 대선 후보였던 국민의힘의 안철수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가 지난해 12월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대선 후보 때 세무사, 노무사, 관세사, 변리사, 법무사, 행정사 등 6개 국가자격증시험에 대해 공무원 경력자에 대한 특례 제도를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세무사 시험 제도 변경을 시작으로 다른 국가자격증 시험 제도 변경도 뒤따를지 주목된다. 노무사 변리사 법무사 행정사 등 10여 개가 넘는 다른 국가자격증 시험에서도 공무원 경력자에 대한 면제 과목 제도 등 특례가 있다.

국가자격시험에서 공무원 경력자에 특례를 부여하는 제도는 1960년대 공무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전문성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하지만 일반 응시생과의 형평성 시비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2000년 관세사와 법무사 시험, 2007년 세무사, 변리사 시험 공무원 특례 제도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무사 시험의 경우 불공정 시비가 있어 이번에 제도를 변경한 것”이라며 “각 국가자격증 시험마다 소관 부처가 분리돼 있고 각 부처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유지돼온 시험 제도의 변경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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